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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공항유치 갈등 군위군, 김영만 군수 소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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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공항유치 갈등 군위군, 김영만 군수 소통이 먼저다

입력
2017.04.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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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우기자
권성우기자

대통령선거운동 열기가 전국을 달구는 요즘, 경북 군위군은 남의 나라 같다. 그 어디에서도 선거열기를 느낄 수 없다. 통합신공항 유치 문제로, 군민 전체가 둘로 나뉘어져 대립하기 때문이다. 벌써 6개월째다.

김영만 군위군수를 비롯한 찬성 측은 이번이 군위발전의 마지막 기회라면서 유치의 당위성만 강조한다. 군내 곳곳에 유치찬성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대구지역 택시에도 통합신공항 군위유치 광고문을 붙였다.

반대 측은 매일 출근시간에 맞춰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한다. 주말에는 확성기가 달린 차량을 몰고 읍면을 순회하며 신공항 유치 반대를 외친다. 5일장이 열리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군중집회를 연다. 지난 18일에는 대구까지 가서 원정 반대시위를 열기도 했다.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한 기피시설 유치는 어디서나 이 정도 갈등은 피하기 어렵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일사천리로 일이 추진된다면 그것은 전체주의국가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님비현상이 심해지는 대한민국에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군위군에서 찬반 갈등은 도를 넘은 듯하다.

지난 11일에는 30대 청년 2명이 통합신공항 반대측이 내건 깃발 1,000개 중 665개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유치반대 측은 배후가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지난달에는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무기계약직 직원이 업무연관도 없는 군청 현관 안내직으로 인사가 났다. 기술센터 발령 석 달도 되지 않았다. 이 무기계약직의 부친은 박장권 통합신공항반대추진위원장이다.

이 같은 갈등의 중심에는 김영만 군위군수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대구공항 통합이전 계획이 발표 나자 가장 먼저 유치의사를 밝혔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군위 입장에서 통합신공항이 군위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대구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 특성상 경쟁 지자체 중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그의 일방통행식 유치전이 화를 불렀다. 국방부의 설명회나, 공개토론회 등은 사실상 유치를 전제로 한 것이었기에 반대 목소리가 들릴 리 만무했다. 전형적인 불통행정이다.

그는 3년 전 군위군수로 취임할 때는 소통의 아이콘이었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신공항 유치가 정말 필요하다면, 반대측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설득할 것을 설득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반쪽 유치에 불과하게 된다. 군수라는 ‘어른’의 위치에 맞게 자세를 낮추고 진심으로 군민을 대하는 게 아쉬운 때다.

권성우기자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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