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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르도 퇴진하라” 불타는 브라질 정부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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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르도 퇴진하라” 불타는 브라질 정부청사

입력
2017.05.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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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이 브라질 깃발을 들고 거리에 앉아 무장경찰을 바라보고 있다. 브라질리아=EPA 연합뉴스
24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이 브라질 깃발을 들고 거리에 앉아 무장경찰을 바라보고 있다. 브라질리아=EPA 연합뉴스

지우마 호세프 전임 대통령의 탄핵 후 대통령직을 계승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 1년이 안 돼서 격렬한 반대 시위에 직면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새로 드러난 부패 혐의에 분노한 시위대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정부 청사 건물에 불을 지르자 정부는 군을 투입하며 대응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경찰은 시위대 3만5,000여명이 브라질리아 정부와 의회 건물이 몰린 청사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의회 방향으로 행진하다 농업부에 침입, 방에 불을 지르고 옛 장관들의 초상을 부쉈으며 경찰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1명이 부상을 입고 몇몇은 체포된 상태다.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 진압을 시도하자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고 바리케이드를 쳐 불을 지르는 등 대응하며 과격 시위로 번졌다.

테메르 대통령은 경찰이 밀리자 군을 투입해 브라질리아의 질서를 회복하라 명령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글레이시 호프만 노동자당 상원의원은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규탄했다. 군사 독재 시절(1964~85년)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시위대를 군부대로 진압하겠다는 발상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테메르 대통령은 쏟아지는 비리 혐의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지율도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가 지난 3월 테메르 대통령이 브라질 최대 쇠고기 수출업체인 JSB 대표 조에슬레이 바치스타와 만나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입막음을 위해 금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주 연방대법원 재판 과정에서 바치스타 대표가 사법거래 증언으로 2010년부터 약 900만헤알(약 290억원)을 테메르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으로 건넸다고 폭로했다. 또 검찰은 테메르 대통령이 ‘세차 작전’이라 불리는 정치권 부패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참여해 “부패한 정치인이 부패한 정치인을 탄핵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테메르 대통령이 호세프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원에는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서류가 잇달아 접수됐으며 집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주도하는 연립 정권에 참여한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민주당(DEM)이 이탈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과 함께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쿠냐 전 하원의장은 부패ㆍ돈세탁ㆍ조세회피 혐의로 15년형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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