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지진 발생 크게 증가 최근 일본 아소산도 화산 폭발
최근 일본 아소(阿蘇)산과 인도네시아 라웅 화산폭발에 이어 칠레 강진까지 환태평양 지진대를 중심으로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아지면서 바로 옆에 있는 한반도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이 지역이 “50년 주기의 활성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오후 7시56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칠레 해안은 물론, 하와이와 내륙지역인 페루에도 쓰나미 경보ㆍ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일본에서는 칠레에서 대형 쓰나미가 발생하면 하와이를 지나 일본까지 밀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 상태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진도 8.2의 지진이 발생했고 비슷한 시기 우비나스 화산이 폭발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도 6.0의 지진이, 같은 달 페루에서는 진도 6.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4일에는 일본 아소산에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분화구에서 1.2㎞ 높이로 거대한 화산 구름이 치솟았는데, 주변 1㎞가 화산재로 인해 온통 회색으로 변했고 반경 4㎞내에는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특히 아소산은 서울과 650㎞ 거리에 불과해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을 경우 한반도가 직접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7월 이후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지진이 잇따라 발생, 대규모 화산 분화나 강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7, 8월에 걸쳐 자바섬 동부 라웅 화산이 여러 차례 화산재를 뿜어내면서 발리 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대거 결항해 여럼 휴가철 휴양지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했다. 지난 15일에도 수마트라섬 시나붕 화산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주변 5㎞내 주민 2만5,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최근 화산 지진 활동이 활발한‘불의 고리’ 지역은 해양판인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ㆍ북미판 등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는 경계선인데, 이 경계를 따라 지각 변동이 활발하다. 전 세계 지진의 90%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화산의 75%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의 고리 50년 주기설’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 지역 활성기와 휴지기가 50년 주기로 바뀐다는 학설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의 고리’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대지진을 예고하는 조짐인지, 주기적인 자연현상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한반도에서도 점점 지진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의 경우 1980년대에는 연평균 15.7회에 불과했지만 2010년 이후 연평균 58.4차례로 발생 횟수가 크게 증가해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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