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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ㆍ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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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ㆍ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동상이몽

입력
2016.05.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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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부 불법행위 제동” 반색

당국 “불법 단정 어려워” 강행 입장

노조, 무효 확인 소송 나설 듯

임종룡(가운데)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공공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가운데)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공공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여야가 지난주 말 “노사 합의로 진행해 달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금융노조와 금융당국 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를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태세여서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ㆍ정 간의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야 3당(새누리당ㆍ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은 지난 20일 제1차 여ㆍ야ㆍ정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금융공공기관을 포함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지난해 노사정 합의대로 도입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합의로 도입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융노조는 여야3당 합의 직후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월권과 불법행위에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이 ‘노사 합의’를 강조하며 노조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지금까지의 성과연봉제 도입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여야 합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핵심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는 금융공공기관 사측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당국의 기존 입장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노사 합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법정에서)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은 반대 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노조 주도의 찬반투표와 별도로 직원들에게 성과연봉제 동의서를 징구한 뒤 이를 근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기업은행 사측도 노조원 89%가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23일부터 성과연봉제 도입 이사회 의결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노조 측은 취업규칙 변경(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이사회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관련부처에서는 ‘노사 합의 전제’는 국회의 입장일 뿐 정부 입장이 아니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실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야3당 합의 당시 정부를 대표해 “도입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하겠다”고만 답했을 뿐, 노사합의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노사 합의 없이도 합법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할 수 있다’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12일 발언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의견대립은 결국 법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금융공공기관 수 곳에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상황이라 금융당국이 이제 와 입장을 바꾸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우선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뒤 법원 판단을 보자는 것이 당국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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