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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해킹 시도’ 기사 눈에 띄어… 후속 보도 부족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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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해킹 시도’ 기사 눈에 띄어… 후속 보도 부족해 아쉬웠다

입력
2017.01.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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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ㆍ특검 수사ㆍ사드…

균형 잡힌 칼럼들 돋보여

대권 주자들 동정 보도서 벗어나

정책 대결 프레임 제시해야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 1월 회의가 열린 18일 본보 18층 대회의실에서 위원들이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 1월 회의가 열린 18일 본보 18층 대회의실에서 위원들이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한국일보 보도와 독자권익 침해 여부를 점검하고 편집 방향을 조언하는 독자권익위원회 1월 회의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 18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허윤 법무법인 예율 대표변호사, 진성록 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생, 윤양미 산처럼출판사 대표, 배수정 CJ오쇼핑 팀장, 이계성 한국일보 논설실장, 이태규 뉴스1부문장이 참석했다.

이계성= 지난 한 달 보도는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새누리당 분당 사태 등 정치권 움직임과 연초 외교안보 정세 관련 보도, 송년^신년 기획 등을 중심으로 논의했으면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이후 관련 보도도 함께 이야기 해 주기 바란다.

진성록= 석 달 가까이 국정농단 사건이 이어지면서 지루한 감이 있다. 12월 22일자 1면에 최순실 해외 은닉재산 8,000억원, 23일자는 10조원이란 기사를 냈는데, 후속 보도가 없어 아쉬웠다. 12월 27일자에 최순실 증인신문 배치도를 그림으로 재현해 준 것은 좋은 시도였다. 29일자에선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의 긴급체포 장면을 실었는데, 수인번호에 대한 모자이크가 되어 있지 않았다. 1월 17일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를 비중 있게 잘 다뤄 주었다. 다만 굳이 다보스포럼을 2면에 배치한 것에 아쉬움이 있다.

윤양미= 지난달 탄핵 정국에서 촛불이 중심이었다면, 지금 주목할 곳은 특검이다. 대통령과 삼성이라는 우리 사회의 성역에 칼끝을 겨눈 특검 수사에 대해 한국일보는 가감 없이 보도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청구에 우려를 표할 수도 있는데, 사설 ‘삼성 이재용 부회장도 법 앞에서 예외일 수 없다’등 특검 활동에 지지를 보내는 기사와 사설이 좋았다. 12월 24일자 ‘시민들의 SNS의 힘, 청문회장 달궜다’등도 돋보였다. 1월 16일자 ‘최순실 게이트 특검에 해킹 시도 있었다’‘김기춘 “박정희^박근혜 일가와의 인연은 운명’이라는 기사도 눈에 띄었다.

배수정= 신문 1면을 보다 비중 있게 다루는 것 같다. 한국일보만의 차별화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톱 기사에 비해 후속기사가 받쳐주지 못해 단편적이란 느낌이다. 특검 해킹 시도 기사는 엄청난 뉴스인데 이슈를 끌고 가는 힘이 모자란다. 주요한 기사를 많이 뽑아내도 2탄, 3탄으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이슈로 확산 시키는 게 요청된다.

최순실 청문회는 성과 없는 답답한 청문회였다. 하지만 청문회를 통해 권력을 견제하고 정의를 세워 나갈 수 있다. 그런 믿음을 놓지 말아야 하는데 회의론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12월 23일자 1면에 ‘잔뜩 벼르더니$ 청문회 한 방은 없었다’ 기사를 배치했다.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청문회 무용론, 회의론으로 빠질 논조로 가는 것은 안타까웠다.

이계성= 청문회 의원들이 날카롭게 파고들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것을 너무 부각시키면 본말이 전도된다. 한계를 지적하더라도 국정조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다만 언론 보도에는 국면에 따라 부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배수정= 박 대통령 신년 간담회에 대해 언론들의 논조가 비슷비슷했다. 다른 매체와 비교했는데 한국일보가 제일 괜찮았다. 기사와 제목을 보면 가장 받아쓰기를 안 했다. 같은 날 칼럼 ‘편집국에서’의 ‘비겁함이 죄다’는 국민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해 줬다.

허윤= 박 대통령 신년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받아쓰기 한 부분에 비판이 많았다. JTBC가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는데 네티즌은 좋은 평가를 내린다. 이런 부분을 가볍게 보면 안 될 것 같다. 신문이나 뉴스가 정론을 표방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필요하다. 한국일보도 고민해야 한다. 12월 22,23일자 단독기사 ‘최순실 모녀, 독일에 8000억대 재산 숨겼다’ ‘승마코치 등 10여명 명의로 유령회사 500개$’가 굉장히 좋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와 관련해 한국일보에 눈에 띄는 기사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기사를 보면서 그동안 기다리던 기사라고 생각했다. 블랙리스트 문제는 한국일보의 관련 단독기사로 시작돼서 여기까지 왔으나 한국일보가 후속 보도로 따라가지 못했다.

이태규= 신문 사진에 수인번호는 내보내지 않으며, 나갔다면 보도 방침에 어긋난다. 다보스 포럼 기사를 2면에 배치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해 주었다. 지면 배치할 때 2면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이 많다. 신문이 무겁지 않도록 2면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려 한다. 청문회 의원들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 왔으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출석한 당시 청문회에선 새로운 팩트 하나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날 하루만이라도 의원들을 따끔하게 비판해 보려 했다.

이계성= 새누리당 분당 사태, 대선주자들의 움직임, 반 전 총장 귀국 등 정국 관련 보도에 대해 말씀해 주기 바란다.

허윤= 12월 31일자 정가방담 ‘새해 첫날 참배의 정치학$ 방점 다른 여야’ 기사를 재미있게 봤다. 야권과 여권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서로 다른 장소를 찾는다는 분석에 공감이 간다.

배수정= 탄핵 가결 이후 언론이 대권 잠룡들의 동정과 아귀 다툼에만 집중한다. 지나치게 대선 정국으로 흐르는 것 아닌가. 1월 9일자 ‘위안부 10억엔 줬으니 기억을 지우라$’는 그 날짜 모든 매체의 기사 중에 가장 와 닿는 제목이었다. 이 이슈를 국내 정치기사로 이어 내는 부분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다른 언론은 이에 대한 대선 주자의 입장을 분석하고 제3자의 시각에서 또 분석했다.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부족했다. 한국일보 칼럼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잘 뽑아야 된다고 많이 이야기했다. 그만큼 판단할 수 있게 기사에도 반영되길 바란다.

윤양미= 1월 12일 반 전 총장의 귀국을 계기로 대선후보 검증 보도가 중요해졌다. 1월 10일자 ‘친노 적자 예고된 전쟁 시작됐다’라고 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크게 배치하고 ‘전쟁’이란 제목을 뽑아 너무 앞서 나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 운운하는 것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언론은 정책 대결로 짜여지는 프레임을 제시했어야 한다. 1월 14일자 ‘애증의 문^반, 외나무다리서 만나다’도 비슷하게 보였다.

배수정= 반 전 총장과 보도와 관련, 새 정치를 이야기 하면서 3김 시대 취재 방식으로 기사가 나와 답답했다. ‘뭐했다, 뭐했다’ 기사뿐이다. 정치를 바꾸려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지 정치에 당하지 말자고 하면서 정작 이미지를 만드는데 영향을 주는 기사를 주로 내보내는 것은 모순이다.

이계성= 외교 안보 정세 관련 보도에 대해 더 이야기해 주길 바란다.

윤양미= 가장 뜨거운 문제는 부산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이다. 전적으로 정부가 협상을 제대로 못해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정부와 일본에 대한 비판이 있어야 했다. 한국일보는 리더십 공백을 탓하면서 정면대응 못하고 있는 정부와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을 적절하게 실었다.

배수정= 1월 13일자 ‘황영식의 세상만사’의 ‘다변이 독이 될 때’는 용감한 칼럼이다. 위안부 소녀상 문제에 대해 여론이 한쪽으로 쏠린 가운데 다른 이야기를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해당 칼럼에서는 외교문제에 있어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요 대선주자들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 준 좋은 칼럼이었다.

진성록= 1월 5일자 ‘민주당 사드 방중 논란’은 학계와 외교부의 입장을 고르게 전달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잘 전달해 줬다. 동시에 방중 외교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면서 평을 아낀 것 같다. 한국일보의 입장을 보다 명확히 사설을 통해 보여 주었으면 싶다. 1월 2일자 ‘미리 보는 2017 지구촌’ 시각화가 인상적이었다. 이런 이슈들이 한국과 어떤 연관을 갖는지 보여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1월 5일자 ‘김정은 제거 특수여단 올해 창설’보도는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어서 일반인들은 몰라도 되지 않나 싶다.

이계성= 저런 보도가 되면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보도를 조정해 주는 기능이 있어야 하지만 현실 언론상황에서는 어렵다. 송년^신년 기획에 대해서 말해 주길 바란다.

배수정= 1월 2일자 ‘데이터 혁명이 시작됐다’는 기획의 제목 ‘우산 챙겨’‘리콜 사과’는 무슨 내용인지 알겠는가. 인터넷 댓글 몇 백 개가 달렸는데 제목이 이상해 들어왔다는 얘기가 많았다. 기획 ‘청산-재정립-선택’은 적절한 의제 설정이라고 본다. 국회의원에게 청산대상을 물었는데 이들이야 말로 청산 대상 아닌가. 의제는 잘 잡아놓고 풀어가는 부분이 미시적이어서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성록= 신년기획 ‘데이터혁명의 시대가 온다’는 과하다고 생각한다. 6일간 그것도 매일 게재했는데 이렇게까지 다룰 만한가.

윤양미= 1월 5일부터 연재된 신년기획 ‘반세계화의 현장을 가다’는 흥미로웠다. 반세계화의 현장인 미국 러스트벨트인 위스콘신부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영국과 반세계화의 변화 앞에 있는 일본, 세계화 후발주자 중국까지 지역의 다양성도 좋았다.

배수정= 전반적으로 모든 언론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올해 신년기획에 많은 공을 들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리= 이태규 뉴스1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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