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은 10만원대 홈쇼핑 제품… 직접 수선
“비싼 옷 입으며 사치” 극우인사 주장 반박
청와대가 9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을 상세히 설명했다. 청와대 공식 행사 등에 김 여사가 입고 참석한 의상은 대체로 10여년 간 즐겨 입던 옷이라는 것이다. 앞서 극우 인사인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가 비싼 옷을 입으며 사치를 부린다고 주장한 것을 에둘러 반박한 것이다.
청와대는 페이스북 페이지 내 ‘친절한 청와대’ 코너를 통해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궁금하시다고요. 친절한 청와대가 알려드립니다”라며 카드 뉴스 형태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청와대가 밝힌 김 여사의 드레스 코드의 비밀은 ‘국민들과 소통하는 행사에선 지난 10여년 간 즐겨 입던 옷을 자주 입는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보훈 가족들을 초청한 청와대 오찬과 청와대 앞길 개방행사, 서울 국제도서전, 9월 뉴욕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 방문 당시 입었던 옷들이 모두 오랫동안 즐겨 입던 옷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어 “엄숙한 추모의 자리에서 입는 검정색 정장과 흰색 원피스 등도 오래 됐지만 상태가 괜찮다”며 넉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외순방 의상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대표로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부통령 부인 카렌 펜스 여사와의 오찬 때 입은 여름 누비, 버선코 구두, 푸른 숲이 프린트 된 코트, 워싱턴 아이오나 서비스 센터와 초등학교 방문 시에 입었던 ‘공경할 제(悌)’가 프린트된 블라우스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시 입었던 한복은 어머님이 물려주신 옷감을 염색해서 만들었다”며 “일상 행사의 의상은 김정숙 여사 부담이지만 공무로 참석하는 순방행사는 청와대의 일부 예산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홈쇼핑, 기성복, 맞춤복을 다양하게 구입하고 필요하면 직접 수선도 해 입는다”며 “공식행사 때 입는 흰색 정장은 홈쇼핑에서 구입한 10만원 대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여사가 손바느질로 옷을 직접 수선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최근 국군의날 행사에서 착용한 팔찌는 낡아 변색된 제품을 도금한 것이었으며 추석 연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입은 회색 줄무늬 정장은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입던 옷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비싼 옷을 해 입는다”, “취임 넉 달도 안돼 옷 값만 수억원을 쓰는 사치로 국민의 원성을 산다”, “사치 부릴 시간에 영어 공부나 하라”, “비싼 옷들이 비싼 태가 안 난다” 등 김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인터넷 상에 급속히 확산되자, 청와대가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