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하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고, 누구든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은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국민주권주의와 대통령이든 누구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법치주의를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90일 넘게 이어진 탄핵 공방 속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소추위원단의 리더 역할을 해온 권 위원장은 “촛불이든 태극기든 모두 우리가 존중해야 하고 사랑해야 하는 국민들”이라며 “탄핵 과정에서 분출된 국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서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소추위원단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헌을 통한 헌법체제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위원장은 “절대권력은 부패하게 돼있고 1987년 만들어진 헌법체제로는 대한민국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최순실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제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 통치체제를 바꾸고 모두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권의 임무”라며 정치권이 개헌 논의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대리인단 총괄팀장을 맡은 황정근 변호사는 “재판의 최종 승자는 국민”이라며 “헌재가 국민의 기억과 역사의 기록 속에 법치와 정의의 가치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반면 대통령 대리인단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탄핵인용 결정이 향후 학문적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리인단은 “결정문에 사실 입증의 정도를 설명하지 않고, 형사법 위반 사유를 헌법위반으로 판단하거나 심판과정에서 언급되지 않은 탄핵사유를 언급한 점 등은 훗날 엄정한 판례 평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대리인은 재판관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서석구 변호사는 헌재 선고 직후 “이 재판이 올바른 재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헌재가 대리인단의 증거를 무더기로 기각했을 때 헌재와 국회가 교감이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고, 오늘 결과가 만장일치가 된 것은 이미 무더기로 증거신청을 기각할 때 결론이 나와 있었던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사견임을 밝히며 “변호인단과 합의를 거쳐 재판 결과에 어떻게 대책을 세울 것인지 결정하겠다”며 불복 의사도 내비쳤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