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달 초 자원 외교 지원을 위해 남미의 볼리비아를 방문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여야 정치권에선 국회의원 등 공식 직책이 없는 이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사실상 대통령의 '형님' 지위만으로 외교 무대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므로 정치ㆍ외교 현안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리튬 개발 사업권 계약 체결을 지원하기 위해 내달 초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볼리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등 한국 컨소시엄과 볼리비아 국영광물기업 코미블은 내달 현지에서 리튬 이온 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회사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 의원의 이번 방문은 막바지 계약 단계에서 우리 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2009년부터 4∙11 총선 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볼리비아를 방문해 휴대전화 배터리 원료인 리튬 사업권 획득을 위한 자원 외교를 벌였다. 그러나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자원 외교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식 직함이 없는 상태이므로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당시엔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 신분에 '대통령 특사'라는 직함까지 있었지만 여건이 달라진 상황에서 볼리비아를 방문하려는 것은 과욕"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외교 무대에 나서는 것은 정권과 여권에도 득이 될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등이 줄줄이 구속된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이 공식 활동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현정부 임기 말에 대통령 친ㆍ인척 및 측근 비리와 과오를 다 정리하고 털고 가야 한다"며 "이 전 의원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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