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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향 첨가용 담배캡슐서 유해성분 최소 86종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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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향 첨가용 담배캡슐서 유해성분 최소 86종 확인

입력
2017.01.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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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공주대 연구보고서 입수

검출된 성분은 모두 128종

보건공단DB 유해성 조회 결과

에탄올 등 독성 1등급만 25종

유엔 기준으로 100종 넘을 듯

복지부 규제계획 가속도 전망

“연구 추가 진행 뒤 법 개정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시판 중인 캡슐담배의 캡슐을 이루는 성분 128종 가운데 최소 86종이 인체 유해 성분으로 확인됐다.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우려 속에 급속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캡슐담배의 캡슐 성분이 완벽하게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신호상 공주대 교수팀은 질본 의뢰로 시중 캡슐담배 29종(캡슐 기준 33종) 전체의 캡슐 성분을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달 말 제출했다. 캡슐담배는 필터 부분에 향료 성분을 담은 캡슐을 삽입, 흡연 시 터뜨릴 경우 박하향, 과일향 등을 내도록 한 제품이다. 이번 연구는 문헌자료 등을 토대로 담배 캡슐 구성 성분을 파악하는 1차 정성분석과 성분 별로 일일이 함유 여부 및 함량을 확인하는 2차 정량분석으로 이뤄졌다. 앞서 동국대 연구팀이 질본 의뢰로 수행한 담배 캡슐 성분 연구(지난해 5월 보고서 제출)가 정성분석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보다 완결성 있는 분석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공주대 연구팀 보고서에 따르면 33종 담배 캡슐에 포함된 성분은 총 128종이었다. 기존 동국대 연구팀이 제시한 107종보다 늘어난 수치다. 제품별로는 많으면 65종, 적은 것도 33종의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부 성분은 고농도로 인체에 노출될 경우 피부ㆍ호흡기 자극,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연구범위를 벗어난다며 캡슐담배 흡연 시 폐해는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보가 캡슐 성분을 국내 최대 화학물질 유해성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통해 조회한 결과, 조회 가능 성분 99종 가운데 86종이 유해 성분으로 분류됐다. 조회되지 않은 29종 중 다수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엔 화학물질분류표시시스템(GHS)에서 유해 성분으로 취급되고 있어 실제 건강에 해로운 성분은 100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캡슐담배를 피울 경우 연초뿐 아니라 캡슐을 통해서도 유해성분이 인체로 흡수되는 것이다.

MSDS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유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성분도 상당수였다. MSDS는 급성독성, 피부 손상, 안구 손상, 호흡기 고민, 생식 독성, 장기 독성 등 13개 부문으로 나눠 유해성 등급을 제시하는데, 1개 이상 부문에서 가장 해로운 1등급을 받은 성분이 25종에 이르렀다. 특히 리모넨, 멘톨, 초산메틸 등은 모든 캡슐에서 확인됐다. 에탄올, 올레인산메틸에스테르 등 암을 유발하는 물질도 2종 있었다. 검출 성분 대부분은 인공향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는 물질이지만 메탈데카노산, 베타미르센, 피페로날 등 살충제나 곤충기피제에 쓰이는 성분도 적지 않았다. 신호상 교수는 “향이 담배 냄새를 순화하면서 담배연기를 깊숙이 들여마시게 유도하는 점, 캡슐 성분이 연소되면서 보다 독성이 강한 물질로 바뀔 수 있는 점 등도 캡슐담배의 유해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캡슐담배의 유해성이 공식 확인되면서 정부의 규제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캡슐담배가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층 흡연인구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내년 관련 입법을 통해 캡슐담배 제조ㆍ유통을 규제할 방침이다. 앞서 미국은 2009년부터,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부터 향을 넣은 담배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담배 향료물질 유해성에 대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한 뒤 이를 근거로 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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