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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3년 연속 최하위 kt에 ‘프로 자격’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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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3년 연속 최하위 kt에 ‘프로 자격’을 묻는다

입력
2017.09.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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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KT 감독. 연합뉴스
김진욱 KT 감독. 연합뉴스

올시즌에도 ‘가을 야구’로 가는 열차에 kt의 자리는 없었다. kt는 3년 연속 최하위를 확정했다. 신생팀으론 7구단 빙그레도, 8구단 쌍방울도 피해간 36년 KBO리그 사상 첫 불명예 기록이다. 25일 현재 kt의 성적은 48승91패로 승률 3할4푼5리에 불과하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지난 시즌 승률(0.373)보다 떨어진다. 1패만 더 하면 창단 첫 해(0.364)보다 못한 승률로 마감한다. 물심양면의 특혜를 얻는 신생팀의 성적이 갈수록 퇴보하는 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KT의 야구단 창단은 2012~13년 당시 이석채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부영 그룹과 경쟁 끝에 가입금 200억원을 내고 야심차게 10구단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수원시도 250억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낡은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해주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의 취임 이후 kt의 투자 노선은 급격하게 ‘긴축’으로 돌아섰다. 투자에 인색해지다 보니 신생팀에게 2년 간 주어지는 외국인 선수 4명 보유의 특혜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도 등을 돌리면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이 와중에 지난해 2월에는 시즌을 앞두고 돌연 김영수 당시 사장을 교체하는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도 했다.

창단을 주도했던 이석채 전 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함께 권사일 사장도 물러나면서 kt는 공모를 통해 김 사장을 야구단의 실질적인 초대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영수 사장은 LG 스포츠단 사장을 경험한 노하우와 LG전자 홍보맨 출신 맨파워를 앞세워 선수단과 팬, 언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네트워킹으로 kt의 성공적인 1군 연착륙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았다.

의문의 사장 교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시즌이 한창인 여름에는 야구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LG 출신들을 요직에서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 사장을 비롯해 프런트와 현장에 포진했던 몇몇 LG 출신들은 단기간에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던 kt가 원해서 영입한 인사들이었지만 kt는 ‘토사구팽’ 격으로 냉담하게 돌아섰다.

김 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인물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김준교 전 사장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야구 문외한인 사장과 단장으로 다시 교체한 kt는 스토브리그 업무 마비 상태에 이르러 대형 FA 영입과 최상급 외국인투수 영입에 또 다시 실패했다. 내부 FA인 이진영과는 계약 기간을 두고 소모전을 벌였다. 전력보강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즌에 돌입했지만 있는 자원들만 잘 활용해도 지금처럼 참담한 성적은 피해갈 수 있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진욱 신임 감독은 신생팀 답지 않은 ‘육성’을 기조로 1, 2군의 베테랑 선수들을 묵혀 두고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한 듯한 라인업으로 일관했다. 매일 전쟁인 페넌트레이스에서 ‘지는 경기에서도 하이파이브를 하겠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더니 3년 연속 꼴찌가 기정 사실인 와중에도 경기 내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은 수장으로 너무도 가벼운 모습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990년 창단한 LG는 90년대 중반 야구단의 인기와 호성적을 앞세워 그룹 CI를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꿀 정도로 야구단 특수를 누렸다. kt가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쳤다면 프로야구의 인기를 등에 업고 구단 수입 증대는 물론 SK와 통신 라이벌 경쟁에서도 큰 효과를 누렸을 수도 있다. 인과응보, 자업자득으로 귀결되는 kt의 창단 3년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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