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 측이 재판 심리 절차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5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공판기일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은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사실 증명과 입증계획 수립이 끝나야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다”며 “아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증거조사를 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공범관계인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사건의 공판 조서를 이날 증거조사하기로 하자 반발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296조는 검사나 변호인이 증거조사에 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증인신문 순서를 가지고도 문제를 삼았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달 29일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한 삼성 합병 관련 증인들에 대해 문제를 삼으며 “증인신문에 대해 검사, 특검, 최순실씨 측, 저희가 합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해서 법정 외 절차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며 “삼성 합병 관련 지시가 있었는지 변호인 의견이 심리가 안 된 상태에서 관련자 증인신문을 먼저 하는 건 순서상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이에 대해 “법원에서 작성된 공판 기록은 형사소송법 315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있어 동의 없이도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측 의견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일반 사건에서는 서증조사부터 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지만 이 사건은 증거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도 몇 백 명이 될 수도 있다”며 “통상의 절차대로 입증 계획과 심리 계획을 사전에 짠 다음에 증거조사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다만 “변호인 의견진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시간 여유를 더 드리는 등 배려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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