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확대한 인터넷TV에 고전, 올해 가입자 8만명 증가 그쳐
반려동물 등 특화 채널 신설 등 연내 채널 141개로 늘리기로
국내 유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가 올해 가입자 모집에 곤란을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를 타개하고자 KT스카이라이프는 6일 모든 방송채널을 고화질(HD)로 전환하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면서 ‘뉴 스카이라이프’를 선언하고 나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올들어 가입자가 426만명으로 지난해 말 418만명에서 8만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39만명이 증가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올해 가입자 목표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진 이유는 통신업체들이 제공하는 인터넷TV(IPTV)가 강력한 적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과거 IPTV들은 채널이 부족해 위성방송 등과 결합상품을 만들어 부족한 채널 경쟁력을 보강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IPTV들도 채널과 주문형 비디오(VOD)를 크게 늘리면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위성, IPTV를 포함한 유료 방송 시장 전체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뜻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IPTV 사업을 하는 KT와 자회사이면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묘한 관계다.
그렇다 보니 KT스카이라이프는 IPTV나 케이블TV와 차별화를 위해 상반기 내내 모든 가입자의 일반방송(SD) 셋톱박스를 HD로 무상 교체해 주는 일에 매달렸다. 여기에만 230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KT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신규 가입자 확보에 매달려야 할 인력들이 모두 셋톱 박스 교체에 투입되면서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말 영국 NDS사와 벌인 수신제한시스템(CAS) 사용료 소송에서 패소해 약 248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CAS는 가입자가 선택한 서비스에 맞는 채널을 구분해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NDS사의 CAS 시스템을 사용하다가 2009년 사업자를 바꾸자 더 이상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된 NDS에서 기존에 공급한 CAS 시스템의 추가 사용료를 요구한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KT스카이라이프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KT스카이라이프의 부진한 성과를 감안해 올해 가입자 증가 전망치를 당초 30만명에서 13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이남기 사장이 직접 나서서 ‘뉴 스카이라이프’를 발표한 것은 이 같은 위기 타개책의 일환이다. 뉴 스카이라이프의 핵심은 위성방송의 모든 채널을 HD로 제공해 콘텐츠로 위기를 풀겠다는 것이다.
우선 이날부터 135개 채널을 HD 화질로 제공하고, 연내 HD 채널을 141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반려동물 전문채널과 문화예술 특화채널 등 독특한 채널을 만들어 각종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공급하기로 했다. 또 울트라HD(UHD) 채널도 내년까지 3개로 확대한다. 이 사장은 “국내 최초로 11월에 UHD 스튜디오를 만들어 관련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연말에 UHD 지원 칩이 나오면 셋톱박스를 제작해 내년 3월에 상용화하겠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 재탄생한 KT스카이라이프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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