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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심상정 “촛불 연대” 안철수ㆍ유승민 “정치개편” 홍준표 “사안별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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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심상정 “촛불 연대” 안철수ㆍ유승민 “정치개편” 홍준표 “사안별 협치”

입력
2017.04.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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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당 대선 후보 캠프는 차기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협치와 통합의 국정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개헌 등을 통해 권력 분산과 국민 참여 등의 시대적 개혁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각 후보 측은 연립 또는 통합 정부의 상대와 범위를 두고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1일 한국일보사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선 정책 좌담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전병헌 전 의원은 “협치는 불가피하지만, 그 대상은 야권개혁세력으로서 촛불개혁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 박원석 전 의원도 “촛불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세력과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대탕평 시대를 열겠다”면서 “대선 이후 정계개편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 강효상 의원은 “사안별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다”라며 연정보다는 각 현안 별 협력에 초점을 맞췄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 조해진 전 의원은 “다음 정부는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정 주도세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좌담회는 한국일보 대선 자문교수인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왼쪽부터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문재인 후보 캠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홍준표 후보 캠프), 김민전 경희대 교수(안철수 후보 캠프), 조해진 전 의원(유승민 후보 캠프), 박원석 전 의원(심상정 후보 캠프). 서재훈 기자
왼쪽부터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문재인 후보 캠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홍준표 후보 캠프), 김민전 경희대 교수(안철수 후보 캠프), 조해진 전 의원(유승민 후보 캠프), 박원석 전 의원(심상정 후보 캠프). 서재훈 기자

◆차기 정부의 연정과 협치

이준한=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집권당이 소수가 된다. 집권하게 되면 내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만약 집권을 하지 못하면 연정 파트너로 들어갈 것인지 궁금하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한 뿌리…연대 통합 방안 모색”

전병헌=국정 운영의 기본 방향은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다. 이를 위해 내각은 총리부터 시작해 대탕평,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어 인선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여야정협의체를 상설화해 여야 소통에 앞장서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지금은 경쟁하고 있지만 대선이 끝나면 연대와 통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협치는 불가피하나 그 대상은 야권개혁세력이고 그 성격은 촛불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대선 이후 정계개편 올 것”

이준한=안철수 후보는 자유한국당 출신도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을 냈다

김민전=안 후보가 가장 강조한 것은 대탕평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정파에 관계없이 적절한 인재라고 한다면 적재적소에 쓰겠다는 것이 제1원칙이다. 두 번째는 여성 장애인 등과 같은 소수에게도 전체 30%를 할애하겠다는 것이다.

강효상=국민의당이 집권하면 민주당과 연정할 건지, 보수정당과 손잡을 건지 궁금하다.

김민전=그동안 안 후보의 발언을 요약하면 대탕평 측면에서 한국당까지도 정말 좋은 인재는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또 하나, 이번 선거는 1987년 대선과 같은 중대 선거다. 중대 선거는 기존의 정치ㆍ지역 구도가 무너지면서 새롭게 정당 재편이 일어나는데, 이번 대선 후에도 정계개편이 오지 않겠나 보고 있다.

“사안별 협력이 중요해질 것”

강효상=얼마 전 오스트리아에 가봤는데, 대표적으로 연정을 잘 하는 나라다. 연정을 잘 하게 된 게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다음 정치인들이 다 감옥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는데 싸우지 말자면서 대타협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명목상 상당한 권한 있지만 실제로 거의 행사를 안 한다. 아니 못한다. 대통령이 워낙 소수당이기 때문에 어떤 법안을 내도 의회가 안 움직여 못하는 것이다. 국정이 사실상 국회 중심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알다시피 국회선진화법까지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새 대통령은 정말 협치의 정신이 필요하다. 각 당의 지지층들이 있기 때문에 사안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이준한=한국당이 집권한다면 장관 자리에 국민의당 의원들도 받아들일 수 있나.

강효상=당연하다

이준한=민주당과 정의당은 어떤가

강효상=연정을 하게 된다면 약속은 지켜야죠. 민주당, 정의당이 연정 대상이 될지는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만.

전병헌=민주당은 그간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어느 당과 연립정부를 세우겠다는 것인지 명백한 의사를 표시하라고 수 차례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그 때마다 자강론을 주장해왔다. 근데 말씀하시는 걸 보니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연대와 연정의 파트너로 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이 엄정히 판단하실 것이다.

“다음 정부 초기 거국내각 바람직”

조해진=누가 집권하든 소수당이 집권하게 되는데, 주어진 과제는 굉장히 크다. 소수당이 현 선진화법 하에서 국정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다음 정부는 거국내각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지만, 일단 시작은 공동이든 연립정부로 참여해서 국정 주도 세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하려면 공동정부에 참여하는 정당끼리 큰 들의 정책적 협약을 이뤄야 한다. 국무위원 배분 문제까지 포함해서. 이걸 나눠먹기라고 나쁘게 볼 일 아니다.

이준한=연정 파트너로 한국당을 더 선호하나, 아니면 국민의당인가

조해진=정치지형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중도세력이 1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양대 이념 정당이 끊임없이 서로 대립, 갈등하는 바람에 중도가 설 자리가 없고 정치는 실종됐다. 좌파 우파 정당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메이저 정당이 되면 안된다. 중도 보수와 중도진보가 함께 하는 정당이 국정안정 세력이 돼 의회정치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촛불개혁 추진할 수 있는 세력과 공동정부 구성해야”

박원석=공동정부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다만 연정의 범위와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다음 정부는 촛불민심 연장선에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저희 기준으로 그런 개혁 공동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세력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아니라고 본다. 바른정당은 보수혁신 추진하고 있지만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시절의 책임이 있다.

강효상=탄핵 사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비개혁적이라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 보수도 개혁한다. 그런데 당 전체를 싸잡아 반개혁, 적폐라는 동의할 수 없다. 미국 닉슨 대통령도 탄핵 당했지만, 공화당은 또 개혁하며 중추 정당으로 살아 있다.

◆시대 개혁과제

이준한=차기 정부의 시대적 개혁과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전병헌=지난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 적폐 청산에 대한 국민 주권 명령을 이행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우선 대통령 권력을 국민에게 이양해야 한다. 문 후보는 대통령의 24시간 일과를 공개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인사추천 실명제등 투명한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 드렸다. 권력기관의 견제와 균형, 권력분립을 통한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비롯해 권력의 분산과 상호견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문 후보는 개헌과 관련하여 정보기본권 신설과 같은 국민기본권을 확대하고, 4년 중임 대통령제, 대통령 결선 투표제 도입,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등을 약속했다.

강효상=개헌이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이다. 미국 대통령제가 태평양을 건너는 순간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는 전부 독재 체제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대통령에게 절대권한을 주니까 문제가 생긴다. 개헌의 방향은 분권형이고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면책특권과 같은 국회의원 특권도 다 내려놔야 한다.

김민전=87년 체제를 볼 때 거대정당 정치인들간 공정경쟁은 됐을지 모르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은 안 됐다. 국민이 일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대폭 열고자 한다. 국민소환제ㆍ국민발안제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경선에서 보여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처럼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공천권을)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다. 분권 역시 중요하다. 중앙과 지방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의회간 분권도 중요하다.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집중됐는데 의회에 인준권을 제대로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

조해진=87체제는 한계에 와 있다. 새정부 시대는 체제변혁 시기다.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도 개혁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후보가 포인트를 잘못 잡고 있다. 적폐 맞다. 그런데 그 안에 문 후보와 민주당도 있다는 걸 인정 안 하는 순간 맥을 잘못 짚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국민들의 도덕성 기준이 엄청 높아졌다. 사실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 보수 버전의 적폐청산이었다. 그걸 법으로 안되니까 행정적 조치로 했는데 단죄를 받았다. 두 번째는 분권이다. 역할과 권한을 나누고 협치해 통합을 이루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이를 위해선 개헌이 핵심이 될 것이다. 이걸 하지 않고 내가 한번 잡아서 칼자루를 휘두르겠다고 생각하면 또 비극의 현장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박원석=그동안 개헌 논의가 국민의 동의를 못 받은 것은 권력 구조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돼 국민 눈에는 나눠먹기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분권이 시대정신에는 맞지만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했다. 국민 기본권, 양극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논의들이 개헌안 에 담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선거제도 개혁 없는 개헌은 국민 눈에는 또 다른 형태의 나눠먹기에 그칠 것이다. 국민들이 가진 다양한 정치적 의견,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국회 내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선거제도가 그 길목을 가로막고 있다. 독일식 비례대표제가 채택되면 국민이 지지하는 만큼 각 정당의 의석 수가 보장되고, 국회 다원화되고 국민을 닮은 국회가 된다.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

이준한=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조해진=원래 다수제로 돌아가야 한다. 대신 의사절차를 방해하면 피선거권을 제한한다든지 가중처벌한다든지 엄중히 다스리면 된다. 야당이든 집권당이든 제도를 악용해서 일방 통행하면 다음 선거에서 역풍을 맞기 때문에 그건 국민 판단에 맡기면 된다.

박원석=국회선진화법은 양면이 있다. 다수결로 돌아가는 것은 반대다. 다만 법안 안건신속처리제도 요건을 현행 5분의 3에서 과반 정도로 완화시키고, 기간도 60일 정도로 단축시킬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민전=선진화법은 다른 모든 것을 고친 뒤 맨 마지막에 고쳐야 된다. 선진화법이 필요 없으려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다당제가 정착돼 어느 정당도 과반 점하지 않아야 하고, 공천이 민주화돼서 당론에 반하는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다수결로 가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강효상=선진화법은 저희 당이 과거 여당일 때 고치자고 주장했는데, 상황이 거꾸로 돼 오히려 저희 당에서 고치지 말자고 하는데 저는 그거 옳지 않다고 본다.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지금은 사실 선진화법이 의미가 없다. 합쳐서 150석 만들기도 어렵다.

전병헌= 선진화법이 국회의 물리적 충돌을 사라지게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다만 일부 절차와 규정이 지나치게 경직돼 의회 운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측면은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대선 이전에 여야가 논의를 거쳐 운용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합리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이 끝난 뒤에 처지가 서로 바뀌면 각 정당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리=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성지원(고려대 사회학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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