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이송요원 발열 증상 후
8일 동안 지하철 2ㆍ3호선 이용
추가 확진 3명은 제3의 경로 의심
역학조사 완료 확진자 전체 30%선
40대 첫 사망… 치사율 12%대로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인 137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증상 발현 이후 8일 동안 서울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을 이용했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대구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경남 창원에서는 생후 8일된 신생아가 의심자로 검사를 받는 등 메르스 공포가 다시 전국을 휘젓고 있다. 보건당국의 한 역학조사관은 본보에 “확진자 중 동선과 접촉자 파악 등 역학조사가 완료된 경우는 전체의 30~40%도 안 된다”고 밝혔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아직 병원감염에 그치고 있지만 4차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지역감염 사태도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메르스의 지역확산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는 4명이 추가돼 154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12일 이후 5일째 한자릿수이나 보건당국의 당초 격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 3명이 뒤늦게 발견돼 불안감은 여전하다. 삼성서울병원과 보건당국이 또다시 추적에 실패하면서 이들은 대중교통은 물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해 일반인과 접촉했다.
새로 추가된 확진자 4명 중 151번(38ㆍ여), 152번(66ㆍ남), 154번(52ㆍ남)은 가족 간병 등을 위해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슈퍼 전파자’인 14번째 환자(35ㆍ남)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분석했으나, 이들은 감염 최대 잠복기(2주)인 12일 이후 발병해 제3의 감염경로도 의심된다. 대구에 거주하는 154번은 의심증상이 나타난 이후 격리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공중목욕탕을 다니며 자유롭게 활동, 대구에 비상이 걸렸다. 다른 신규 확진자 153번(61ㆍ여)은 118번(67ㆍ사망)이 방문한 경기 용인 서울삼성의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 4차 감염자도 총 6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의료기관은 전국 10개 시도에 걸쳐 83개에 달한다.
첫 40대 사망자가 나오는 등 3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메르스 희생자는 모두 19명(치사율 12.3%)으로 증가했다. 치료중인 감염자 118명 가운데 16명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치사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격리자 수는 전날보다 370명 늘어난 5,586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는 이들에 대한 결근처리 및 심리치료를 돕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의사협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협조를 얻어 스트레스와 불안, 불면 등 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하는 메르스 유가족 심리지원도 나선다.
정부는 20~30명 수준인 외국인 격리자에 대해 출국정지를 내리고 엄격히 관리하는 한편 격리 또는 입원 시 긴급 생계비를 지원키로 했다. 보건당국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메르스 증상이 있거나 환자 등과 접촉했다는 의심이 들면 적극적으로 보건소나 메르스 콜센터(국번없이 109번)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메르스 핫라인에서는 19개 언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한국의 메르스 유행과 관련 국제보건규칙에 따라 긴급위원회를 개최해 상황을 공유하고 조치를 검토했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세종=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