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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캐나다 ‘꽁꽁’ 상어도 얼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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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캐나다 ‘꽁꽁’ 상어도 얼어 죽었다

입력
2017.12.31 16: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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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평년기온보다 28도 하락

체감 -37도 130년만에 최저

“외출 10분이면 동상 걸릴 수준”

새해 행사들도 잇따라 취소

“지구온난화 쓰는 게 좋겠다”

트럼프 농담 했다 빈축 사

추위에 맞서 옷을 잔뜩 껴 입은 행인들이 28일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를 걷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추위에 맞서 옷을 잔뜩 껴 입은 행인들이 28일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를 걷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코드 곶에서 발견된 환도상어 시체를 확인하는 모습. 대서양백상아리보호단(AWSC) 페이스북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코드 곶에서 발견된 환도상어 시체를 확인하는 모습. 대서양백상아리보호단(AWSC) 페이스북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코드 곶 해변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환도상어 두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환경보호단체 대서양백상아리보호단(AWSC) 페이스북은 이들이 ‘저온 충격(cold shock)’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상어가 추위에 얼어 죽은 셈이다. 국립해양수산국의 해양과학자 그레그 스코멀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상어가 추위를 피해 남하하다 (남쪽이 육지로 막혀 있는) 코드 곶에 잘못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가미가 얼어붙으면 상어는 금방 죽는다”고 설명했다.

2018년 새해를 맞은 북미지역이 상어마저 얼어 죽는 이상 저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일 새벽 미국 동부 일대 기온은 평년보다 최대 28도 가까이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1907년 이래 매년 마지막 날 유명한 ‘수정구 낙하’ 행사를 치르는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는 최저 온도가 섭씨 영하 12도까지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1962년과 더불어 역대 최저온도 2위 기록이다. 1위는 1917년 기록된 영하 17도였다.

로드아일랜드주 내러간세트 해변에서 예정된 펭귄 다이빙 축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1일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바닷물로 뛰어들 수천명의 참가자들에 주최측은 “건강 상태를 생각해 잘 판단하라”라며 경고했다.

중서부 내륙은 추위가 더 심각하다. 아이오와주와 네브래스카주는 거의 130년만에 최악의 저온을 맞이할 전망이다. 미국 기상청의 데이비드 이스틀랙은 30일 로이터통신에 “바람을 포함하면 체감온도는 영하 37도까지 떨어질 것이며 이는 외출 시 10분만에 동상이 걸리는 수준”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신년맞이 불꽃축제는 아예 취소됐다. 아이오와주 주도 디모인의 브렌턴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로빈 매클렐런드는 “기온이 너무 떨어져 2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우리가 새해 전야에 문을 닫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연례 주요 옥외행사를 취소하거나 실내로 이전했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캐나다 문화유산부는 수도 오타와 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기로 한 1일 새해맞이 공연을 대부분 취소했다. 특히 올해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행사가 준비돼 있었지만 하늘이 돕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문화유산부는 불꽃놀이와 스케이트장 개방 등은 그대로 진행하지만 “동상을 예방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외출할 것”을 당부했다. 31일 밤 오타와의 기온은 영하 29도로 예보되고 있다. 역시 야외 아이스링크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28일과 29일 벨 캐피털 컵 청소년 하키 토너먼트 대회는 장소를 실내로 옮겨 진행됐다.

유난히 캐나다와 미국 동부만을 강타한 이번 추위의 주원인은 알래스카 일대 북태평양 제트기류다. 더운 공기와 찬 공기를 나누는 제트기류가 북상하면서 따뜻한 공기는 북쪽으로 흘러가고 추운 공기가 오히려 남하해 캐나다 서부에서 미국 동부까지 흘러갔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연료 소비도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약 3조2,700억 리터로 올해 최대치였다.

이처럼 역사적인 추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마디 보탰지만 기후변화 회의론 시각을 은근히 드러내는 바람에 빈축만 샀다. 그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부가 기록상 가장 춥다고 한다. 미국이 수조원을 들여 막으려 한 오랜 친구 지구온난화를 쓰는 게 좋겠다”라고 농담했다. 이에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날씨와 장기간의 기후를 구별하지 못한다”라고 야유했고,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의 지도를 인용해 현재 전세계에서 오로지 북미만이 평년보다 기온이 낮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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