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범의 신원에 대한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는 가운데 테러범 3명 모두 구 소련 지역 출신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터키 관영통신 아나돌루는 터키 검찰을 인용,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범들의 국적이 러시아(다게스탄자치공화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라고 보도했다. 세 곳은 모두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구 소련 지역이다. 터키 당국은 테러범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머물렀던 파타흐 지역 아파트를 수색해 테러범의 여권 등을 확보해 신원을 파악했다.
테러 조직을 구성하고 범행을 계획한 ‘총책’은 체첸 반군 출신이자 IS의 체첸 분파인 ‘야르무르크’의 사령관 아흐메드 샤타예프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지난해 재산 통제 대상자로 지정한 국제적 테러범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샤타예프는 2003년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해 유럽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며 “2012년부터 터키에 머무르며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용의자인 오스만 바디노프는 러시아 출신으로 IS의 ‘수도’격인 시리아 락까에 머무르다가 터키로 넘어왔다고 알려졌다. CNN은 “테러범들은 지난달 시리아의 IS로부터 자살폭탄 조끼와 총기 등을 공수해 터키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지막 테러범에 대한 자세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체첸은 1991년 구 소련이 무너지며 독립했지만 러시아가 독립을 인정하지 않아 전쟁이 터졌다. 체첸 반군은 러시아에 패배한 이후에도 체첸 인접지인 다게스탄 등에서 테러를 계속하거나 IS에 가입해 독립을 주장해 왔다. CNN은 “최소 2,000명에서 7,000명의 IS 대원이 (체첸 등) 러시아인”이라며 “이스탄불 테러를 통해 비로소 구소련 출신 상당수가 IS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던 2명이 이날 추가로 숨져 사망자는 총 44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240명 가운데 90여명이 아직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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