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취업자 증가 치가 끝내 10만명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 1월 33만명 선이었던 월 취업자 증가치는 2월부터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러 고용 우려를 증폭시켜 왔는데, 5월엔 더 악화해 10만명 선까지 무너진 7만2,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10.5%까지 치솟았다. 2000년 통계방식 변경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18년 만에 최악이다. 15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이 발표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충격적”이라며 긴급 장관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현 정책 기조에선 실효성 있는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기록적 수준으로 악화한 핵심 지표도 문제지만 보조지표 등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일례로 취업자 증가폭이 4개월 연속 20만명을 밑돈 건 2008년 금융위기 수습기 이래 처음이다. 취업준비생 등까지 실업자에 포함시켜 15~29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산정한 청년확장실업률은 23.2%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질 실업자란 이야기다. 통계청은 “인구 감소폭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더 크다”고 했다. 인구감소 같은 구조적 요인보다 불경기와 최저임금 급등 등 정책 부작용이 고용 악화에 더 큰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5월 고용악화의 주요 원인을 일단 조선ㆍ자동차 등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와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집중 호우에 따른 제조업 실업과 건설업 취업이 악화한 탓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매ㆍ소매업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5만9,000명, 숙박ㆍ음식점업이 4만3,000명 각각 감소한 것 역시 고용상황에 직격탄을 날린 게 분명하다. 통계청도 “전체 취업자 수를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임시직이나 일용직”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숙박ㆍ음식점업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의 영향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애써 진단을 회피했다.
산업 구조조정 여파와 집중호우 같은 계절적 요인이 있었다 해도 숙박ㆍ음식점업 등 최저임금선상의 서비스업 취업 여건이 좋았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영란법’에 이어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잇따라 강행되면서 누적된 직ㆍ간접적 고용악화 변수가 상황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촉매제가 된 셈이다. 김 부총리는 긴급회의에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 해 업종ㆍ계층ㆍ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 투입을 통한 억지 일자리 지원책으로는 결코 고용 대란을 극복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업가 정신과 기업 투자를 자극할 규제혁신과 비즈니스 지원책이 정권 차원에서 강력 추진돼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