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ㆍ기재ㆍ정무ㆍ미방ㆍ안행ㆍ정보위
20대 국회 상임위 진용 마무리
與 김진태 野 박범계ㆍ박지원
법사위엔 ‘터줏대감’들 포진
6곳 모두 새누리가 위원장 맡아
“대선 앞두고 기선제압 필요”
여야 발표 직전까지 고심 거듭
여야가 13일 제 20대 상반기 국회의 상임위원회 진용까지 마무리, 4년 대장정에 돌입했다. 특히 여야 원내 지도부는 내년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6개 상임위에 대표급 의원들을 대거 투입, 불꽃 대결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여야의 화력은 본회의 전 최종 관문으로 ‘상원(上院) 상임위’ 법제사법위, 정부 경제정책과 대기업 정책을 파헤칠 수 있는 기획재정위ㆍ정무위에 집중됐다. 언론 지형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경찰 등 공권력 집행을 견제할 수 있는 안전행정위, 국가정보원이 피감기관으로 대북정보를 다루는 정보위원회에도 각 당의 에이스 의원들이 포진했다. 공교롭게 6개 핵심 상임위는 모두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다.
법사위에는 ‘터줏대감’들이 다시 자리를 잡았다. 새누리당은 검사 출신 권성동 위원장과 함께 19대에서도 법사위에서 활약한 김진태 의원을 간사로 배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판사 출신의 박범계 의원을 간사로 내세우고, 검사 출신 금태섭 조응천 의원, 변호사 출신 이춘석 정성호 의원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짰다. 국민의당에선 법사위에서 잔뼈가 굵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20대 국회의 법사위 문턱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민주화와 관련된 경제상임위인 기재위ㆍ정무위의 면면도 화려하다. 새누리당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의 이혜훈 의원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이종구 의원이,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름을 올려 중량감을 높였다. 또 첫 여성 예결위원장인 김현미 의원과 당권주자인 김부겸 송영길 박영선 의원이 더민주의 경제정당 이미지 구축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정무위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전문성을 쌓아온 김용태 의원이 재차 나섰고 더민주는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과 ‘경제통’ 최운열 의원이, 국민의당은 ‘대기업 저격수’ 채이배 의원이 함께한다.
미방위는 새누리당에선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자 전 KBS 앵커인 민경욱 의원과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강효상 의원이 눈에 띈다. 더민주에선 언론의 일방적인 정부ㆍ여당 편들기 시도를 감시하기 위해 신경민 김성수 최명길 의원 등 MBC 출신들을 대거 배치했다. 김성수 의원은 지망 상임위 1,2,3위를 모두 미방위로 꼽으며 언론개혁에 강한 의지를 밝혀왔다.
안행위에서는 경찰대 교수 출신의 표창원, ‘세월호 변호사’인 박주민 더민주 의원이 눈길을 끈다. 국민의당이 경찰 출신의 권은희 의원을 안행위에 이름을 올리자 새누리당은 경찰대 1기인 윤재옥 의원을 간사로 내세워 맞불을 놨다. 정보위에는 여당에서 전반기 첫 1년 위원장을 맡은 국정원 국장 출신의 이철우 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배치됐다. 이에 맞서 더민주에선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의원과 우상호 원내대표, 조응천 의원이 나서 국정원의 ‘안보 공세’를 견제할 계획이다.
여야는 상임위 배치 발표 바로 직전까지 명단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17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서로 상임위에서부터 ‘기선제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민주는 집권능력을 가늠할 시금석이라고 보고, 이날 새벽 4시까지 밤을 꼬박 새워 명단을 꾸렸다. 박완주 더민주 수석원내부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상임위 배치”라며 “내년 대선을 고려해 핵심 상임위를 여당과의 싸움에 밀리지 않을 선수급 의원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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