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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고 싶지 않은 뉴스는 제공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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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고 싶지 않은 뉴스는 제공 하지 않습니다”

입력
2017.05.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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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의 케빈 딜레이니 대표 겸 편집장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의 케빈 딜레이니 편집장은 “독자의 뉴스통제권을 위해 싫어하는 뉴스를 걸러 낼 수 있는 기능을 쿼츠 앱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의 케빈 딜레이니 편집장은 “독자의 뉴스통제권을 위해 싫어하는 뉴스를 걸러 낼 수 있는 기능을 쿼츠 앱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최근 뉴스 앱(응용소프트웨어)에 트럼프 스누즈(Trump Snooze)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24시간 동안 트럼프 관련 뉴스가 제외된다. 트럼프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는 독자들이 많아 추가한 기능이다. 그렇더라도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트럼프 관련 내용은 예외적으로 제공한다.

쿼츠가 이런 기능을 개발한 것은 독자들에게 뉴스 통제권을 주기 위해서이다. 더불어 독자들에게 개인별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다른 언론과 차별화한다는 복안이다. 24일(현지시간)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에 참석한 한국기자들과 만난 쿼츠의 케빈 딜레이니 대표 겸 편집장은 “스누즈 기능을 추가한 것은 이용자에게 뉴스의 통제권을 주고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16년간 기자로 근무한 딜레이니 편집장은 2012년 9월 스마트폰 등 디지털 휴대기기에 최적화한 쿼츠를 창간했다. 기자 100명이 일하는 쿼츠는 꾸준히 성장해 2016년 기준 월평균 순 방문자(UV) 2,000만명, 연 매출 3,000만달러(약 335억원)를 기록했다.

쿼츠의 성공 비결은 기존 언론과 다른 뉴스 생산 방식에 있다. 쿼츠 기자들은 담당 취재 분야인 출입처에 맞춰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를 나눠 맡아 기사를 쓴다. 쿼츠에서는 이런 주제들을 ‘옵세션’(obsessio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기사를 다루면서 재판 쟁점보다 한국의 아줌마 머리(Ajumma hair) 역사와 아줌마 문화를 분석하는 식이다.

그래서 500~800단어 사이의 기사들은 작성하지 않는다. 주제별로 심층적인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든 기사는 뉴스 전달 도구에 따라 다른 형태로 재가공한다. 딜레이니 대표는 “편집자들이 모바일 앱, PC, 이메일 등 사람들이 뉴스를 읽는 도구에 맞춰 제목이나 기사의 논조 등을 적절하게 편집해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기사 숫자도 많지 않다. 하루 기사 제공량이 모바일 5개, PC 20개 이하다. 대신 쿼츠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기사를 골라서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달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앱이다. 쿼츠는 앱을 통해 독자와 문자를 주고 받는 대화 서비스(채팅) 형태로 뉴스를 전달한다. 대화 창에서 독자가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면 심층 기사를 전달하거나 관련 뉴스를 보여주는 식이다.

쿼츠 앱은 대화형으로 뉴스를 공급한다. 쿼츠 앱 캡처
쿼츠 앱은 대화형으로 뉴스를 공급한다. 쿼츠 앱 캡처
미국 뉴욕 맨해튼 6번가에 위치한 쿼츠 본사 내부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6번가에 위치한 쿼츠 본사 내부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익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달(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네이티브 애드를 통해 얻는다. 딜레이니 대표는 “숙련된 전문가들이 창의력을 동원해 네이티브 애드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내에 기업들이 사업에 연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딜레이니 대표는 “철저하게 뉴스룸과 광고를 분리하고 있다”며 “광고도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믿을 수 있는 정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뉴욕=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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