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룻바닥 울림까지 느끼는 연주… 맛 들이면 못 끊어요”
알림

“마룻바닥 울림까지 느끼는 연주… 맛 들이면 못 끊어요”

입력
2016.09.01 20:00
0 0

정경화ㆍ조성진ㆍ강산에 등

14년간 출연자만 2300여명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499회 더하우스콘서트에서 싱어송라이터 재진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관객들은 맨발로 편하게 마룻바닥에 앉아 노래의 울림을 오감으로 감상한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499회 더하우스콘서트에서 싱어송라이터 재진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관객들은 맨발로 편하게 마룻바닥에 앉아 노래의 울림을 오감으로 감상한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새 노래 제목이 ‘인디고 로드’예요. 인디고가 파란색이란 뜻인데, 미국에서 파란색은 슬픔과 희망을 함께 의미하죠. 길을 걸어가면서, 인생을 깨달아가는 노래예요.”

지난달 29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 싱어송라이터 재진이 짧은 소개 후 노래를 부른다. 손에 쥔 기타와 그를 환하게 비추는 조명만이 이 청년이 ‘오늘의 주인공’임을 알려준다. 의자를 빙 둘러싼 채 신발을 벗고 마룻바닥에 앉아 노래를 듣던 관객 50여명 중 몇몇이 급기야 맨발을 앞으로 쭉 뻗는다. 방석이 마련돼 있지만 상당수 관객은 노래의 ‘울림’을 느끼기 위해 맨 마룻바닥에 걸터앉았다. 1시간 40분여 노래가 끝난 후 이어진 와인파티에서 20여명의 관객이 남아 공연의 흥을 이어갔다.

2002년 7월 시작한 더하우스콘서트(이하 하콘)가 19일 500회를 맞는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씨가 서울 연희동 자택을 일부 개조해 시작한 공연은 클래식, 국악, 재즈, 대중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공연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499회 재진의 공연 직전 만난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는 “서양에서 보면 살롱 연주회가 대단히 고급한 문화다. 하콘 같은 소규모 연주회를 더 늘리려고 201회부터는 집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원래 연주는 소리뿐 아니라 연주자 표정, 바닥의 울림 같은 오감을 다 느끼면서 들어야 하거든요. 첼로가 바닥에 닿아 ‘징징징’ 하는 느낌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죠.”

2008년 연희동을 떠나 녹음 스튜디오 ‘클래식 뮤테이션’, 사진 스튜디오 ‘보다’, 녹음 스튜디오 ‘율하우스’를 거쳐 201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매주 월요일 관객을 맞고 있다. 장소 섭외의 기준은 소리 울림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마룻바닥이 있느냐라고. 관객이 연주자의 숨소리와 땀방울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이 공연은 14년간 출연자만 2,300여명, 관람객 수는 3만여명에 이른다.

박창수 대표는 “돈이 많지 않아도, 인력이 많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공연 콘텐츠를 만들고, 이렇게 잘 놀 줄 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박창수 대표는 “돈이 많지 않아도, 인력이 많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공연 콘텐츠를 만들고, 이렇게 잘 놀 줄 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15년째 티켓 가격 2만원을 고수하고 있지만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여느 유명 콘서트장 부럽지 않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손열음, 조성진,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인 벤젤 푸흐, 가수 강산에까지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하콘 무대에 섰고, 최다 출연자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단독 공연만 4번, 갈라콘서트와 반주를 합치면 10번 넘게 하콘을 찾았다. 9월 중순부터는 페이스북으로 연주자들의 리허설과 연주를 생중계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500회 손님은 19일 공연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듀엣 연주를 기획 중인데, 이 조합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라며 “음악적 스파크가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29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499회 더 하우스콘서트에서 싱어송라이트 재진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29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499회 더 하우스콘서트에서 싱어송라이트 재진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