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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보수파 “교황이 교회를 이단으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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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보수파 “교황이 교회를 이단으로 이끌어”

입력
2017.09.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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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신자 영성체 허용 권고 등에

사제ㆍ학자 62명, 공개 시정 요구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가톨릭 보수 사제와 신학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를 이단으로 이끌고 있다”며 집단 반발했다. 이혼ㆍ재혼자에게도 영성체 허용 가능성을 내비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장이 가톨릭 교리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개적으로 시정을 요구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가톨릭뉴스통신(CNA)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가톨릭 성직자와 학자 62명은 지난달 11일 25쪽짜리 서한을 통해 “교황이 결혼과 도덕적 삶, 영성체 등 7가지 이단적 요소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보수파가 문제 삼은 부분은 지난해 4월 발표된, 사랑과 결혼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인 ‘사랑의 기쁨’이다. 당시 교황은 동성애자의 결합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혼하거나 교회의 허락 없이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해 영성체를 허용할 수도 있다는 관점을 표명했다. 권고가 나오자 극보수파인 레이먼드 버트 추기경 등 4명은 공개 질의서를 보내 교황이 교정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들은 서한에서 “교황이 이상한 교리를 신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면서 권고를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가톨릭 내에는 거짓 가르침을 지지하지 않으면 교황의 무오류성을 부인해야 하는 이중적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청은 서한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CNA는 “교황 권위를 향한 이런 식의 도전은 1333년 요한 22세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문호 개방뿐 아니라 교회 내 성평등, 성직자의 성범죄 처벌 문제 등 각종 개혁 과제를 놓고 보수파와 끊임없이 부딪쳤다. CNN은 “가톨릭 안에서 변화에 대한 저항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좌우 입장을 두루 고려해 어떻게 가르침을 적용할 수 있을지가 개혁 성공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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