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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 자법인 설립해 부대사업 땐 흑자 의료법인 4곳 중 1곳 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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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 자법인 설립해 부대사업 땐 흑자 의료법인 4곳 중 1곳 적자로

입력
2014.09.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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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유출 병원 70% 넘어 "청산· 편법 증여 악용 우려"

의료법인이 영리자법인을 설립해 부대사업을 하면 경상이익(수입에서 지출을 뺀 금액)이 흑자이던 4곳 중 1곳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회계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간 시민단체들이 영리자법인이 생기면 병원 수익이 자법인으로 유출될 것이라고 제기했던 의혹이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적자에 허덕이는 병원들의 주된 수입원인 진료외수입이 자법인의 부대사업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00병상 이상 의료법인 병원 2012년 결산회계자료’를 토대로 ‘영리자법인이 병원 재무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를 내놨다. 김 의원실은 100병상 이상 병원 96곳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료법인 투자지분과 외부 투자지분을 3 대 7로 설정하고 수익 배분 역시 이에 따라 3 대 7로 회계 처리했다. 그러자 96개 병원 중 경상이익이 흑자인 병원 52곳 중 13곳(25%)이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이익이 적자인 병원 18곳의 적자 총액은 416억원에서 497억원으로 20%(81억원) 가량 적자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96개 병원 중 의료법인에서 영리자법인으로 수익이 유출되는 병원은 70곳(73%)에 달했다. 70개 병원의 부대사업 수익 중 영리자법인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은 1년간 590억원이었으며, 이는 이들 병원의 경상이익 총액 751억원의 78.6%에 달했다.

김용익 의원은 “지금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병원들 대부분이 진료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영리자법인을 설립해 부대사업을 하면 고비율의 수익금이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주차장이나 영안실, 매점 등을 운영해 얻는 비진료 수입이 더 많기 때문에 3 대 7로 수익금이 분배되고 영리자법인을 통해 외부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주다보면 의료법인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의료법인 설립자나 이사장은 법인 해산시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는데 자법인을 통해 수익을 빼돌리고 나서 법인을 파산하는 ‘청산’ 수단에 악용되거나 영리자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는 ‘편법 증여’의 수단이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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