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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弗선도 속속 꺾인다… 국제 유가 대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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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弗선도 속속 꺾인다… 국제 유가 대세 하락

입력
2014.10.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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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88.85弗 18개월 만에 최저, 두바이유도 90달러 붕괴 눈앞

당분간 반등 요인 찾기 힘들지만 40달러 수준 추락 가능성은 낮아

수입 의존도 높은 한국엔 유리, 물가 하락 지속 땐 디플레 우려도

8일 국제금융센터,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9달러(1.7%) 내린 배럴당 88.85달러에 마감돼 작년 4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8일 국제금융센터,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9달러(1.7%) 내린 배럴당 88.85달러에 마감돼 작년 4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몇 달 간 꾸준히 하락해 온 국제유가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장기화되는 ‘슈퍼달러’의 사이클처럼 유가도 당분간은 반등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지만 저유가가 가져올 부작용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국제금융센터,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9달러(1.7%) 내린 배럴당 88.85달러에 마감돼 작년 4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11월 인도분 선물) 역시 92.11달러에 거래되며 2012년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7일 90.88달러)도 올해 최고치(6월23일 111.23달러)보다 20달러 이상 떨어지며 90달러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의 하락세는 원유의 수요ㆍ공급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 고속성장 과정에서 무섭게 원유를 빨아들이던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데다 세계 경제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원유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 태세다. 반면, 이슬람국가(IS), 시리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고 셰일가스 혁명을 일으킨 미국이 생산량을 점점 늘리면서 공급은 넘쳐나는 상태다. 특히 전통적으로 유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미 달러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시장에 들어온 투기자금 또한 갈수록 빠져나가는 추세다. 국제유가를 둘러싼 모든 요인이 하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10년 가까이 이어오던 유가 상승기가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이슈에 민감한 특성상, 유가가 언제든 급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에는 강대국 사이의 정치적 계산도 유가 상승을 방해하는 분위기다. 중동의 패권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판매로 힘을 키우려는 IS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오히려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고,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립중인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를 위해 저유가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산유국이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한 유가수준은 이란 136달러, 러시아 105달러, 사우디 92달러 등으로 저마다 눈높이가 다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배럴당 40달러 수준’까지의 급락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원유생산 구조상, 저유가가 지속되면 시설투자가 줄어 조만간 공급량 감소 요인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저유가 시대가 반갑기 그지 없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정유ㆍ석유화학 등 일부 수출산업을 제외하면 저유가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간의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무조건 호재만은 아닐 수 있다. 그렇잖아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촉매제로 작용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고, 원유 수입단가를 낮춰 쌓이는 경상 흑자는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부문장은 “지금 같은 수요부족 상태에서 저유가로 인한 물가하락이 지속되면 자칫 디플레이션 요소를 강화시키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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