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음식만은 아니다. 인생의 목표를 찾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려는 열망은 여느 평범한 아이들 못지않다. 아니 그 이상일지 모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시리아 난민촌 아이들에게 책과 함께 쉼터를 제공하는 이동식 도서관을 소개했다. 작은 밴 차량을 개조한 이동식 도서관을 만든 이는 난민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라우나 나우데와 에스더 지소프씨. 난민 아이들에겐 빵이 전부가 아니며 미래를 위한 길 찾기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우데와 지소프씨는 이를 위해 ‘기회와 희망의 교육공동체(ECHO)’를 만들어 모금 활동을 벌여 지난해 11월 이동식 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현재 이 도서관이 소장한 책은 아랍어, 쿠르드어, 페르시아어, 불어, 그리스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구성된 1,300여권. 매주 평균 115명이 다녀갔고 지금까지 약 904권의 책을 대여해줬다. 캠프를 떠나는 난민들이 자신들이 소장했던 책을 기부하기도 한다.
때론 당국의 불허로 난민 캠프 안에 들어가지 못해 바깥에 주차할 때는 캠프 내부에서 도서관이 왔다는 입소문이 돌기도 한다. 아이들이 “집처럼 느껴진다”며 도서관을 계속 찾아오기 때문에 두 봉사자들은 아무런 보수 없이도 전념하고 있다. 지소프씨는 “다른 난민촌에서도 이 같은 도서관들이 많이 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난민 아동들에게 독서를 비롯한 기초 교육은 생존만큼이나 중요하다. 유엔난민기구(UNHCR)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 아동의 초등교육은 아이들의 학업 연장과 구직뿐 아니라 인신매매 등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같은 질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초등교육을 받는 난민 아동은 전체 50%뿐. 이들 중 다시 절반만이 중학교 이상에 진학하며, 대학에 입학하는 난민은 전체의 단 1%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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