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주 기자

등록 : 2017.03.19 18:44
수정 : 2017.03.20 00:33

문재인이 받았다는 ‘전두환 표창장’의 진실은

등록 : 2017.03.19 18:44
수정 : 2017.03.20 00:3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합동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군 복무 시절 당시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는 발언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과 국민의당은 즉각 “그런 표창은 버리는 게 낫지 않냐”거나 “광주의 한을 아느냐”며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공세를 폈다.

문 전 대표 측은 표창장을 받은 시기는 광주민주화 운동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까지 공격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문 전 대표가 안보관 공세를 불식시키려다 ‘오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두환 표창장 발언은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내 인생의 한 장면’을 소개해달라는 사회자의 주문에 문 전 대표가 특전사 시절 사진을 들어 보이며 자신의 투철한 안보관을 힘주어 설명하면서 불거졌다.

문 전 대표는 작심한 듯 “저는 특전사 공수부대 시절 주특기가 폭파병이었다. 12ㆍ12 군사 반란 때 반란군을 막다가 총 맞아서 참 군인의 초상이 된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고, 나중에 제1공수여단 여단장인 전두환 장군으로부터도 표창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중침투 훈련도 받고, 1976년 8월에 도끼만행 사건 때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도 제가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저의 국가관, 안보관, 애국심 대부분이 이때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가 작정하고 특전사 시절 사진을 들고 나온 데는, 보수 진영에서 끊임 없이 제기하는 안보 불안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야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문재인 캠프가 과거 ‘전두환 표창장 수여’ 논란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규정 짓고 대응에 나섰던 것까지 끄집어내 지적이 쏟아졌다.

안희정 캠프 박수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후보는 공수부대 시절 자랑하듯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앞서 문재인 후보 캠프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반문한 뒤 “과거의 일일지라도 결코 자랑스럽지 않고, 자랑해서도 안 되는 일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 측 의원멘토단장으로 이날 광주에서 열린 안 지사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박영선 의원은 “전두환 포상 받았다고 자랑하듯 이야기해 좀 놀랐다”며 “’저 사람이 광주의 한을 이해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두환 표창장이라도 흔들어서 ‘애국보수’ 코스프레라도 할 생각인가 본데, 그렇다고 안보 무능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야권 정치인으로 금기를 어긴 문 전 대표는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는 “전두환을 옹호했던 전인범 전 사령관의 말이 단지 실수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것 아니냐”며 “(문 전 대표의) 말로만 호남 사랑이 얼마나 허망한 말장난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슬픈 단면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캠프 측은 불합리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받았다. 문 전 대표가 전두환 제1공수여단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시기는 군 입대 직후인 1975년 12월로, 5ㆍ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발발한 1980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문 전 대표는 1978년 만기 전역 한 이후, 1980년 518 당시 비상계엄 확대 과정에서 집시법 위반으로 신군부에 의해 체포돼 구금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가 전두환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 받았다’는 것을 가짜 뉴스로 분류한 이유에 대해서도 “일부 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치 문 전 대표가 5ㆍ18 광주민주화 운동 진압과 관련해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주장해 이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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