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4일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뒤 국제유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유가가 30~40달러대에 머물다가 하반기에 5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유가는 내년 상반기에 최저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OPEC 산유국들이 내년 6월까지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유지할 태세이고 이란도 이르면 내년 원유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공급 과잉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원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장관은 이런 점을 감안해 유가가 내년에 20달러 중반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준환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내년 유가 전망치를 지난 10월에 평균 53달러로 내놓았는데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유가가 평균 40달러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내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51달러로 전망했다. EIA는 원유 생산 시설의 가동률이 계속 줄고 있으며 새로운 시추공 개발도 감소하는 점을 들어 유가 상승을 점쳤다.
특히 EIA는 OPEC가 내년 6월 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EIA는 내년 유가 전망을 미국산 서부 텍사스중질유(WTI)의 경우 연 평균 51달러,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의 경우 연 평균 56달러로 예상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30달러대의 초저유가가 1, 2년 넘게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대부분 산유국의 원유 생산 비용이 30달러를 넘어서 무작정 공급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공급 과잉에 영향을 미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전 1,920개였던 미국 내 셰일오일 시추공 수도 빠른 속도로 줄어 현재 737개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평균 국제유가 동향] (단위: 배럴당 달러)
자료: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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