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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남국악단, 지휘자 없이 파행 두달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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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남국악단, 지휘자 없이 파행 두달째

입력
2016.02.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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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지휘자 성희롱ㆍ금품수수 제보에

성남시 감찰 나서자 “음해” 주장

제보자 명예훼손 고소로 사태 확산

서울시향처럼…내부 알력다툼 분석

성남시립국악단의 공연 모습.
성남시립국악단의 공연 모습.

‘서울시향 사태’에 이어 예술계 내분이 또 터졌다. 경기 성남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에 대한 비위 의혹이 제기돼 2개월 넘게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휘자는 성남시가 감찰에 나서자 ‘음해’라며 검찰에 제보자를 고소했다.

23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시립국악단 단원으로 추정되는 민원인이 지난해 말 상임지휘자 A씨의 성희롱, 금품수수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그는 A씨가 ‘특정 신체부위를 언급하거나 단 둘이 놀러 가자’는 등의 발언을 하고 채용 대가로 명품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을 넘겨받은 성남시는 같은 해 12월로 2년 계약이 만료된 A씨와 재계약을 미루고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14일 열린 신년 정기연주회 등에서도 A씨를 배제했다. 포스터 등에는 A씨의 지휘로 예고된 공연이었지만, 별다른 외부 공지 없이 시가 당일 바꿨다.

하지만 국악단 파행 2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결론 난 것은 없다. 성남시가 관련자들을 수 차례 따로 불러 면담했지만, 진술이 엇갈리는데다 명품 구입 영수증 등 물증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는 전체 단원을 상대로 백지 설문까지 실시하고도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은 확보하지 못했다. 성추행 등의 내용이 워낙 민감한데다 제보자 신원보장을 위해 강제로 대질조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제보자를 이달 초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해 사태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논란에 휩싸인 A씨는 “그만 둘 생각도 했었지만, 의혹을 시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수사기관을 통해 결백을 밝히기로 했다”며 “제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고소인 조사를 마친 그는 “단원들과의 오해가 풀린다면 고소를 취하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국악단 내부의 알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안팎의 분석이 나온다. 재계약 시점에 비위 의혹을 제기, 지휘자를 몰아내려는 일부 단원들의 음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사무국 직원 17명이 2014년 12월 박현정 전 대표가 폭언과 성추행, 인사전횡 등을 했다며 낸 익명 호소문으로 촉발된 서울시향 사태도 반전을 거듭, 조직적 음해 의혹으로 성격이 뒤바뀌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악단의 한 단원은 “일부에서 지휘자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구체적 진술이 있는 성희롱 등의 의혹에 성남시가 애초부터 소극적으로 대응, 문제를 꼬이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없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단원 혼자서 꾸며 올릴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성남시는 강제적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일단 검찰 조사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민원내용의 진위여부를 서둘러 가려야 하는데 중간에 결론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악단 지휘 등은 내부에서 맡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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