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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밀어내기 똬리 트는 '집값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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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밀어내기 똬리 트는 '집값 폭탄'

입력
2015.03.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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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수요 정점·부동산규제 완화, 수도권·전국 15년 만에 최대 물량

건설사들 "반짝 호황 오래 못 간다" 분양시기 최대한 앞당길 태세

공급과잉으로 수년내 폭락 우려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아파트 분양 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3월에 수도권에만 2만여가구, 전국적으로 4만가구를 훌쩍 넘는 역대 최대의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데 이어 4월에도 기록적인 분양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활황기를 뛰어넘는 모습이다. “모처럼 큰 장이 섰을 때 물량을 쏟아 내자”며 건설사들이 당초 잡아 놓았던 분양 일정까지 대폭 앞당기며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는 결과다. 여기에 호응하듯 곳곳에서 문을 여는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은 예비청약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지만, 자칫 지금의 분양 광풍이 2, 3년 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팽배하다.

11일 부동산정보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4월 중 수도권에서 쏟아져 나올 분양아파트는 2만3,501가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4월 공급물량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전 최대인 2002년(1만1,319가구)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많은 규모이며 지난해(7,903가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물량이다. 3월(2만2,396가구 추산)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행보다.

건설사들의 분양 러시는 수도권에만 제한된 현상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4월 예정 분양 물량은 3만3,837가구로 역시 15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상당수 건설사들은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며 최대한 앞당길 태세다. 닥터아파트는 올해 전국에서 25만6,352가구가 공급되고 이중 60%에 가까운 15만596가구가 상반기 중 분양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상반기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열기가 달아올랐을 때 물량을 쏟아내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최대한 분양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분양 밀어내기에 나서는 이면에는 이런 열기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제도 개편과 부동산담보대출 규제 완화, 그리고 전세난에 따른 주택 구입 수요 증가 등이 맞물려 지금 분양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장세가 짧게는 6개월, 길어도 1년 이상 가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경쟁적으로 서둘러 물량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입주가 본격화되는 3년여 뒤를 전후해 ‘물량 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걱정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현재까지는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자칫 비슷한 시기에 신규 주택 공급이 대거 몰리면 향후 집값 급락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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