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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무역전쟁 땐, 이에는 이 눈에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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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무역전쟁 땐,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입력
2017.08.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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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매체들, 정면 돌파 강조

“경고ㆍ타협 메시지” 분석

유엔 대북제재 따라 오늘부터

北 석탄ㆍ철ㆍ해산물 수입 금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의 통상ㆍ무역분야 압박 조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중국이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공개 천명했다.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미국의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방침에 대해 “중미간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중국도 이에 대응해 무역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중국의 일부 수출품목에 대해 통상법 301조 적용을 검토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중국은 특히 양국 간 무역전쟁이 현실화할 경우를 가정한 뒤 의도적으로 자신감을 부각시켰다. 신문은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건 맞다”면서도 “미국 사회는 적군을 1,000명 죽이고 아군 800명이 죽는 식의 무역전쟁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중국도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국이 자국 내 반발ㆍ비판여론 때문에 무역전쟁을 계속 밀어붙일 수 없을 거란 얘기다.

관영매체들의 주장은 무역전쟁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것이지만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중국은 타협점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기본입장이나 접경지역 밀무역 단속 등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태도를 보이는 등 성의를 보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북한의 체제가 흔들릴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정면충돌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건 사실상 위기의식을 최대한 끌어올려 그런 상황이 도래하는 걸 막겠다는 의미”라며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대내외 현안에 대해 강경모드로 일관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를 앞세워 미국 측에 나름의 경고와 동시에 타협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압박에 강경하게 맞선다는 의향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근거해 15일부터 북한산 석탄, 철, 철광석, 납, 납광석, 해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장롄구이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싱가포르 언론 기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더라도 중국이 한반도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을 상대로 유엔 안보리 주도 유엔군 편성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 장 교수의 발언에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의 중립 여부는 답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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