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김종 2차관과 한양대 동문
유진룡 제치고 직접 인사 청탁
'나쁜 사람...' 명확한 해명 안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7월 중도 하차할 때부터 문체부 안팎에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인사청탁을 두고 청와대와 장관이 갈등을 겪었다’는 당시 정황이 유 전 장관의 폭로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정윤회씨와 김종 2차관 및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비선으로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정윤회 라인의 문체부 인사 개입 의혹
문체부 주변에서는 지난해 8월 청와대에 승마협회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비선 개입 의혹이 흘러 나왔다고 한다. 9월초 유 전 장관이 노모 체육국장과 진모 체육정책과장을 동시에 경질하자 문체부 안팎에서는 같은국의 국장과 과장을 동시에 문책하는 이례적인 인사를 두고 말이 많았다. 특히 "정씨의 딸이 승마선수라는 점에서 정 씨의 입맛에 맞지 않는 감사보고서를 낸 문체부 간부들이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 유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문제의 인사가 ‘정윤회→이재만 비서관→박 대통령’의 순서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또 김종 2차관을 통한 비선 라인의 인사개입도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구체적으로 "(인사 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듯)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 전 장관의 증언에는 '한양대 라인'이 배경이라는 관측이다. 즉 한양대 출신 이재만 비서관이 말이 잘 안 통하고 껄끄러운 유 전 장관을 제치고 학교 선배인 김 차관을 통해 인사 문제 등에 직접 개입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경질된 노모 국장 후임 인사도 두 번에 걸쳐 이뤄졌으면 현재 우모 국장은 한양대 대학원 출신으로 김 차관과 사제지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에서는 이후에도 적지 않은 인사잡음이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예술의전당 사장에 임명된 고학찬씨나 지난 8월 한국 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된 방송인 자니윤(윤종승)씨의 등의 인사를 두고 낙하산 논란이 일었을 때 유 전 장관과 청와대간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김종덕 장관 취임 이후 문체부 1급 인사들이 일괄 사표를 내고, 3명의 인사가 문체부를 떠나는 과정을 놓고 내부 게시판에 반발성 글이 올라온 것도 이 같은 갈등설을 뒷받침한다.
‘콩가루 집안’ 문체부
비선라인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청와대와 김 차관은 적극 반박으로 맞섰다. 특히 유 전 장관과 함께 문화부에 근무했던 김 차관은 유 전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ㆍ현 장ㆍ차관이 진흙탕 싸움의 비난공세를 펼치면서 문체부는 ‘콩가루 집안’이 되는 분위기다.
청와대도 입장이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유 전 장관이 ‘감사 담당자 인사에 박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하기 나섰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당시 인사는 유 전 장관의 책임 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좌청성 인사를 당한 국ㆍ과장을 향해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라고 말했다고 한 대목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청와대가 당시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적극 대응할지 주목된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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