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기중 기자

등록 : 2017.11.08 04:40
수정 : 2017.11.08 08:59

집인 듯 집 아닌… 생활숙박시설 투자는 ‘양날의 검’

등록 : 2017.11.08 04:40
수정 : 2017.11.08 08:59

호텔과 유사한 중장기 숙박시설

아파트처럼 소유, 임대, 전대 가능

청약통장 필요 없고 전매 등 장점

취득세 아파트보다 4배 비싸고

전용률 크게 낮고 주차공간 협소

임대할 경우 숙박업 등록해야

현대산업개발이 분양 중인 생활숙박시설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 분양홍보관을 들어가기 위해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당첨 후 바로 전매도 가능한 아파트라고 해서 청약금 1,000만원을 내고 청약 접수를 하고 왔어요.”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43)씨는 지난 6일 현대산업개발이 남양주시 별내동에 분양하는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 분양 홍보관을 둘러본 후 청약 접수를 했다.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강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고 분양권 전매 등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청약 접수 마감 결과 1,000만원의 청약금을 내야 하는데도 1,100명을 모집에 9,700여명이 몰려 8.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곳은 아파트가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생활숙박시설’이다. 호텔과 유사한 형태로, 중ㆍ장기 투숙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셈이다.

최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생활숙박시설’에 대한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며 1가구 2주택 중과세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취득세와 협소한 주차 공간, 학교와 공원 등의 부재 등을 이유로 생활숙박시설은 결코 주택이 아니란 점을 유념하고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했다.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오산 세교지구에 분양 중인 물향기시티와 이천 삼성홈프레스티지,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 등은 건축법 시행령 제3조5(용도별 건축물의 종류)에 분류된 생활숙박시설로 허가를 받았다. 생활숙박시설은 주택법 적용을 받는 아파트와 달리 건축법을 적용 받는다.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선 오히려 건축법 적용이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일반숙박시설과 달리 취사가 가능한 생활숙박시설은 관련법에 따라 개별등기와 전입신고가 가능해 아파트처럼 소유할 수 있고, 임대와 전대도 가능하다. 또 분양 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지역 구분 없이 전국 어느 지역 누구나 분양 받을 수 있다.

실거주 또는 수익형 임대운영이 가능하고, 언제든 분양권 전매 및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울러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양도ㆍ보유세 중과 대상이 아닐뿐더러 주택에 해당하는 담보대출제한 대상도 아니다.

특히 그 동안 주로 중ㆍ장기 투숙객들을 위해 활용됐던 생활숙박시설이 최근에는 평면이나 수납공간 등을 아파트 수준으로 조성하고 가전과 가구까지 갖춰 제공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거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8ㆍ2 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용 85㎡ 이하 아파트에 100% 청약가점제가 적용되면서 젊은층의 새 아파트 당첨이 힘들어지자 청약 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한 ‘생활숙박시설’으로 관심을 쏠리는 측면도 없잖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활숙박시설이 아파트 등 주택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형태는 아파트와 유사하지만 엄연히 숙박시설이다 보니 장기간 주거를 하기에는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생활숙박시설은 취득세가 아파트보다 4배 이상 비싸다. 아파트 등 주택법상의 주택은 전용 85㎡ 6억원 이하일 경우 지방교육세 포함 1.1%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생활숙박시설은 주택 이외의 매매에 해당해 오피스텔과 같이 지방교육세 포함 4.6%의 높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전용률도 아파트에 비해 턱없이 낮다. 통상 아파트의 전용률은 70~80% 수준이지만 일반적인 생활숙박시설의 전용률은 45~59% 수준에 불과하다. 또 숙박시설이다 보니 주차 공간 역시 아파트의 3분의 1 수준이면 허가가 가능해, 공간이 협소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인천시와 수원시, 안양시 등 지자체들은 조례를 개정해 생활숙박시설의 주차장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꼼꼼하게 봐야 할 대목은 임대소득 부분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오피스텔과 달리 분양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놓는 경우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수 없고 숙박업 등록을 해야 한다. 사업소득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해야 하고 주택임대소득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또 임대를 놓는 경우 숙박업으로 공중위생관리법 상 규제도 받을 수 있다. 임대를 들어가더라도 가전제품과 가구가 모두 갖춰져 있다 보니 기존에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도 없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생활숙박시설은 대부분 상업지역이나 관광지 주변에 들어서기 때문에 공원이나 학교, 어린이 놀이터 등 주거 편의시설이 주변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간 오래 사는 내 집의 개념이 되기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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