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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돌풍에 은행권 대출 문턱 낮춰…가계빚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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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돌풍에 은행권 대출 문턱 낮춰…가계빚 ‘경고등’

입력
2017.08.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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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ㆍ케이뱅크 대출 1조 넘어

시중은행들 금리 인하 등 맞불

비대면 간편대출 상품도 출시

전문가들 “당국 엄격히 감독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시중은행들도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는 낮춘 비대면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도 좋은 조건을 놓칠세라 맞장구를 치는 분위기여서 자칫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일 “서비스 개시 일주일 만인 이날 오전 7시 현재 가입 계좌 수 151만9,000좌, 예ㆍ적금액 6,530억원, 대출액은 4,9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대출액이 6,300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두 인터넷은행의 누적 대출액은 1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런 인터넷은행의 기세에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일정 등급 이상 회원이면 별도의 소득ㆍ재직 여부 확인 없이 거래실적만으로 5,000만원까지 대출 받거나, 소득증명서 없이도 300만원까지 바로 빌릴 수 있는 비대면 간편 대출상품을 내놨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직장인이 비대면으로 최대 1억원을 빌릴 수 있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1,000만원 한도의 ‘써니 직장인 대출’ 모바일 상품보다 한도를 10배나 높인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각종 모바일 대출 한도를 3,000~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출 경쟁이 자칫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 증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급하지 않더라도 금리가 싸고 절차가 간단한 마이너스 통장 등을 ‘일단 받아두자’는 분위기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모(41)씨는 “주거래은행 대출조차 면접관 앞의 학생처럼 심사를 받고도 4%대로 7,000만원밖에 못 받았다”며 “급전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카카오뱅크 금리가 낮아 일단 마이너스 통장부터 뚫어놨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케이뱅크가 인기 대출 상품(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돌연 중단하면서 언제든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이 끊길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학습효과’도 최근 대출 증가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금융권의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은 옳지만 위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간편대출까지 마구 늘지 않도록 당국이 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이 고속으로 증가하자 카카오뱅크는 이날 마이너스 통장한도를 낮추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간편대출 절차가 과잉 대출을 조장한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어 리스크 예방 차원에서 내부 방침에 따라 개인 신용등급별로 적용하는 대출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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