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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미대 vs 서울대 미대... 파벌 깨지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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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미대 vs 서울대 미대... 파벌 깨지는 신호탄?

입력
2016.04.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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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 홍익대 회화과 교수에 임용된 권여현 작가. 연합뉴스
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 홍익대 회화과 교수에 임용된 권여현 작가. 연합뉴스

서울대 출신 권여현(55) 작가가 처음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임용돼 화제다. 홍익대 회화과 창설 67년 만에 첫 서울대 출신 교수로 미술계에 철옹성 같았던 순혈주의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익대는 권여현 작가가 특채 형식으로 홍익대 회화과 정교수에 임용돼 지난 3월부터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홍익대 미대 순수미술 계열(회화ㆍ동양화ㆍ판화ㆍ조소)에서 서울대 출신이 교수가 된 첫 번째 사례다.

권 교수는 1985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서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원광대를 거쳐 2000년부터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980년대 말부터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했으며 이론뿐 아니라 실기와 교육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미술계에서는 “상징성이 큰 홍익대 순수미술 계열의 교수로 서울대 출신을 임용한 것은 파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우리들 사이에서‘동종교배’라고 표현하는 학맥이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현재 홍익대 회화과는 교수 10명 중 8명이, 서울대 서양화과는 8명 중 7명이 해당 학교 출신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미술계에 만연한 폐쇄주의가 무너지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미술계 인사는 “공채가 아닌 특채 형식으로 권 교수를 임용한 것은 서울대 출신에 대한 홍익대 내부 반발을 염려한 것 같다”며 “5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양대 파벌 구도가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익대 관계자는 “임용 시 특별히 서울대 출신을 가려서 뽑은 적은 없었지만 서울대 출신 지원자들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내부 반발을 의식해 특채 임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워낙 업계에서 검증된 분이다 보니 다른 지원자들과 경합 과정을 거치는 것이 불필요했다”며 “강의 등 업무 역량 등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홍익대 내부에서 특별한 반발은 없다”고 덧붙였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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