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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ㆍ은행들, 조직 살 빼고 안정 리더십 구축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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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ㆍ은행들, 조직 살 빼고 안정 리더십 구축 ‘활로 모색’

입력
2017.02.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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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양호한 실적 거뒀지만

트럼프 리스크 등 악재 첩첩

“올해가 진짜 위기” 한목소리

대부분 CEO 연임ㆍ내부승진

점포 축소 등 비용절감 방점

이자 외 수익원 다변화 박차

국내 금융권을 대표하는 금융지주, 은행들이 최근 속속 최고경영진(CEO) 인선을 마무리하며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외 복합 위기 속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금융사들의 물밑 노력도 치열하다. 저마다 비장의 영업전략을 고민하며, 멀게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대전환기에도 대비하는 거대 금융사들의 노력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모처럼 크게 웃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나란히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에 들었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기업은행도 1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할 만큼 ‘준수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계속된 불경기와 역대급 초저금리, 살벌한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1년 내 “생존”을 외쳤던 것 치곤 의외의 결과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저금리가 만들어 낸 뜻밖의 대출 호황에 기댄 측면이 컸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올해가 진짜 위기”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상황이 작년보다 더 나쁘다. 불경기와 구조조정 등 경기 여건은 변한 게 없는데다, 급증한 가계부채를 위협할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된다. 부동산과 금융 분야를 향한 정부의 각종 규제도 다시 조여지는 가운데, 나라 밖에선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로 대표되는 거대한 불확실성 태풍이 글로벌 경제에 몰아치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 김정남 피살 등 국내외 정치불안까지 더해져 금융지주ㆍ은행들의 경영 환경은 가히 ‘퍼펙트 스톰’을 앞두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각 사는 올 들어 새롭게 기존 조직을 재정비했다. 2~3년마다 돌아오는 최고경영자(CEO) 임기만료가 맞물리기도 했지만 저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빠르고 적절한 결정이 필수적이다. 최근 금융지주ㆍ은행 최고경영자 인사가 안정에 방점이 찍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나은행은 21일 함영주 현 행장의 2년 연임을 결정, ‘김정태 지주 회장-함 행장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기업은행은 작년 말 ‘내부 출신’ 김도진 행장을 선임, 역시 조직안정을 꾀했다. 신한금융은 ‘순리’를 강조하며 각각 은행, 카드 분야를 이끌던 ‘조용병 지주 회장-위성호 행장’ 체제를 새로 구축해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 민영화 첫 해를 맞는 우리은행도 이광구 행장 연임으로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금융은 김용환 지주 회장의 임기가 오는 4월 만료되지만 연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금융지주ㆍ은행들은 안정적 수익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10년 연속 금융권 순익 1위’를 노리는 신한금융은 올해 ‘디지털로의 완전한 변화’를 완성해 채널 및 상품ㆍ서비스 차별화로 수익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중요성이 커지는 해외 영업망에서 현지화와 수익향상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도 다지고 있다.

조직 슬림화와 비용절감은 이제 금융권의 필수 과제가 됐다. 지난달 국민은행에서만 2,800명을 희망퇴직시킨 KB금융은 올해도 은행 점포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비용을 더 줄이기로 했다. 대신 현대증권(KB증권) 인수를 계기로 은행-증권의 복합점포를 확대하며 차별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작년처럼 이자 수익에만 기대선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함도 크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체질 개선과 글로벌 부문 경쟁력 향상으로 이 분야 수익을 전체의 40%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기업은행도 이자ㆍ비이자, 은행ㆍ비은행, 국내ㆍ국외 균형 성장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본격화될 금리인상을 맞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기업대출 부실로 곤욕을 치렀던 농협금융은 통합위기상황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주에 산업분석팀을 신설하고, 산업 분석대상 업종도 작년 143개에서 올해 688개로 대폭 확대했다.

민영화로 새출발하는 우리은행은 연내 금융지주사로 전환, 계열사 투자여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자산관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해 펀드ㆍ신탁ㆍ연금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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