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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팔리니…일본서 출판사ㆍ도서관 싸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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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팔리니…일본서 출판사ㆍ도서관 싸움 났다

입력
2016.02.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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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케오시의 도서관 모습.
일본 다케오시의 도서관 모습.

일본에서 신간 서적 판매가 저조한 이유를 놓고 출판사와 도서관이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성기에는 한해 1조엔(10조원) 규모의 시장 규모를 자랑했던 출판대국 일본에서도 20년 책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일어나는 현상이다.

아사히신문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싸움의 발단은 일본에서 손꼽는 대형출판사인 신초샤(新潮社)가 신간 판매가 저조한 책임을 도서관에 돌리면서 시작됐다.

이 출판사 사토 다카노부(佐藤隆信) 사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도서관대회에서 출판사 매출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도서관 대출을 꼬집어 말하면서 다른 출판사와 함께 “(신간)대출 1년 유예”하도록 하는 요청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다른 출판사들도 조금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신초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단독으로라도 대출 유예 요청을 도서관쪽에 하겠다”는 태세다.

신초샤가 출판 부진의 책임을 도서관에 돌리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도서관이 계속 늘어나 도서 대출 편수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서적 판매는 1996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다는 데이터다. 실제로 일본 출판계 전체 매출은 1조엔을 돌파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는 전성기에 비해 20% 정도 매출이 줄어든 상태다. 반대로 같은 기간 동안 공공도서관의 개인대출 서적 규모는 3억 종에서 7억 종 정도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지바(千葉)현 우라야쓰(浦安)시립도서관장을 지낸 도코요 다요시(常世田良) 리쓰메이칸(立命館)대 교수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1970년대부터 96년까지는 도서관의 대출과 책 판매가 함께 늘었고 2012년부터는 예산 감축에 따라 도서관의 책 구입이 줄어드는 등 대출이 줄고 있는 상태인데도 책 판매 부진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신초샤의 주장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도코요 교수가 오사카(大阪) 사카이(堺)시 등을 조사한 결과, 도서관에서 한 번이라도 책을 빌려본 사람의 비율은 10% 대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체 대출 중에서 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의 신간 서적 비율도 5~10% 정도에 불과했다.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절반 정도의 응답자가 “읽고 싶은 책은 사기 때문에”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코요 교수는 “도서 매출 감소는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출판물에 대해 끌리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도서관 사서 모임인 도서관문제연구회 역시 “서적 대출 편수도 자료비도 계속 줄고 있어 도서관도 힘든 상태”라며 “독자가 줄고 있는 것은 출판사만의 문제가 아니니 서로 유연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김범수기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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