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자·양자대결 모두 앞서 인지도 반영 탓… 야권연대가 변수
이, 노·장년층 표심에 당락 갈릴 듯 野 공천파동 파급력 여부 주목도
7ㆍ30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다자구도는 물론 야권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에서 모두 상대후보를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나 후보는 야권후보가 양자ㆍ다자대결 구도 어느 경우에도 50%이상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관심지역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는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2040세대에서도 상대 후보들을 압도했다. 다자 대결의 경우 나 후보는 2040세대에서 41.1~46.0%의 지지율을 확보한 반면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는 18.1~35.5%,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12.2~22.0%의 지지율에 그쳤다. 나 후보는 기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4.2~45.5%의 2040세대 지지율로 42.2~47.4%의 기 후보에 밀리지 않았다. 노 후보와의 대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물론 선거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판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사회여론조사본부장은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과 함께 후보 간 인지도ㆍ지명도의 차이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선거가 본격화하면서 여야가 제대로 결집하면 격차는 크게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남 순천ㆍ곡성에서는 여전히 지역장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내던진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출마로 관심이 집중된 이 지역에서 이 후보는 30.5%의 지지율로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42.4%)에게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50대에서 이 후보는 44.0%로 서 후보(37.1%)보다 높은 지지율을 확보해 노ㆍ장년층의 표심 향배에 따른 이변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서는 64.7%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두 지역의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7ㆍ30재보선 전체에서 야권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이 빗나갈 공산이 커 보인다. 최근 전망과 관측이 변화한 가장 큰 요인은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정치연합이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무원칙과 불안함이 2040세대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본부장도 “여야 모두 공천 파동을 겪었지만 지지층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새정치연합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재보선 목표도 동반 수정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전체 재보선 지역 15곳 중 영남권 2곳을 포함한 4곳 승리를 통해 과반의석을 유지하는 게 지상목표였지만, 최근엔 승리 가능지역을 최대 6곳까지 늘려잡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에서는 “8곳에서 이기면 승리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조사는 동작을과 순천ㆍ곡성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된 9일부터 이틀간 각 지역 유권자 501명과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선전화 임의걸기 방식의 면접조사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동작을과 순천ㆍ곡성이 각각 9.1%, 17.8%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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