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 회동에 앞서 여야 대표는 최근 며칠 동안 회동 준비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선 이후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측은 사전 의제 조율부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김현미 당 대표 비서실장이 회동 전날인 16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약 40분 간 의제 조율 등 사전 실무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실장은 회동에서 거론할 의제로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전ㆍ월세 상한제 도입, 법인세 감세 철회 등을 준비했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표는 이날 회동 초반 공개 발언을 통해서도 작심한 듯 ‘생활임금’ 도입, 법인세 인상 등 조세 형평성 회복, 전ㆍ월세 폭등 대책, 가계부채 대책, 남북관계 개선 등을 촉구했다.
김 비서실장은 실무협의에서 3자회동 뒤 합의문 도출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청와대 측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오간 대화나 논의는 있는 그대로 당에서 브리핑을 하면 될뿐더러 영수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문 낸 전례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반응이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이날 회동에 대변인을 배석하도록 요구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측 역시 “합의문 발표는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인사말까지 숙고했다고 한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문 대표가 첫 인사를 ‘오랜만입니다’로 해야 할지, ‘반갑습니다’로 해야 할지조차 고민했다”며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첫인사를 건넨 뒤, 테이블에 앉아선 “오랜만에 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도 회동 전 사나흘을 회동 준비에 매진했다. 김 대표는 12일 국회를 찾은 조 수석과 머리를 맞대고 공무원연금개혁 등 10여가지 의제를 놓고 1시간 가량 논의한 데 이어 13일에는 당 전략기획국, 정책국, 경제관련 수석전문위원 등에게 현안 보고를 받았다. 김 대표는 주말은 물론 16일에도 의원실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회동 준비에 골몰했다고 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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