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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세변화에 찬물 끼얹는 北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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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세변화에 찬물 끼얹는 北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입력
2017.05.2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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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또 다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4시59분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이 한 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동쪽으로 약 500km를 비행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14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에 비해 최대 고도나 항속거리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14일에 이은 이번 도발은 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전제로 한 미국의 대북 대화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에 대북 대화 기운이 싹트고 있는 정세변화를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우리에 대한 무모한 압박의 도수를 높일수록 핵 억제력을 다지려는 노력은 강화될 것”이라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북은 핵 억지력 강화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연일 강도 높게 쏟아내 왔다.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김인룡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미국이 대화 제스처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했고, 같은 날 관영 중앙통신도 “(남북간에) 대화와 대결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대북정책의 주된 흐름이 대화와 협상임을 숨기지 않았다. 홍석현 대미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떤 조건이 된다면 관여를 통해 평화를 만들어 나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가 “핵 개발과 관련 실험의 전면 중단이 이뤄진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해 구체적 대화 조건까지 언급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거듭 강조하며 “우리(미국)를 한번 믿어달라”는 호소 메시지까지 던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북핵 국면은 대화의 초기단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대화를 하느냐이다. 최근 미국과 북한의 성명전은 ‘비핵화’와 ‘적대시정책 철회’를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 성격이 짙다. 비핵화 관철 여부가 본격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따라서 북이 북핵 위기의 원인을 직시하고, 대북 정세변화에 화답해야 할 때인데도 오히려 미사일 시험 발사에 열을 올리니, 이보다 답답한 노릇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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