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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디엠지, 디엠제트

입력
2016.06.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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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demilitarized zone)는 교전국 쌍방이 협정에 따라 군사 시설이나 인원을 배치하지 않은 ‘비무장지대’로서 한반도의 경우 1953년 정전협정에 의해 휴전선으로부터 남ㆍ북으로 각각 2km의 지대에 DMZ가 조성되었다. 이후 DMZ는 남과 북의 화력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긴장의 땅이자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사향노루와 반달곰 등 각종 멸종 위기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런데 DMZ를 한글로 표기할 때 ‘디엠지’로 적어야 하는지, 아니면 ‘디엠제트’로 적어야 하는지가 논쟁거리였다. 대다수 국민들은 DMZ를 ‘디엠지’라고 부르고 적었지만 그동안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디엠제트’가 바른 외래어 표기로 등재되어 있었다. 이는 ‘Z’의 알파벳 자모 이름이 ‘지’가 아닌 ‘제트’이기 때문이다. 만약 ‘Z’를 ‘제트’로 적지 않고 ‘지’로 적는다면 또 다른 알파벳 자모인 ‘G(지)’와 혼동될 수 있어 ‘Z’의 알파벳 자모 이름은 지금도 표준국어대사전에 ‘제트’로 나와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Z’의 영국식 영어 발음인 [zed]보다 미국식 영어 발음인 [zi:]로 발음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비록 197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만화영화 ‘마징가 Z’를 사람들은 아직도 ‘마징가 제트’라고 부르지만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1분기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를 수정하면서 ‘디엠제트’와 함께 ‘디엠지’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해 표제어로 등재했다. 이는 ‘디엠지’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중의 언어생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는 비무장지대 DMZ를 ‘디엠제트’와 ‘디엠지’, 어떤 것으로 불러도 되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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