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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ICBM 예고탄 날려 ‘트럼프 떠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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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ICBM 예고탄 날려 ‘트럼프 떠보기’

입력
2017.02.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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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언했던 ICBM 아닌 탄도미사일

고체 연료 ‘무수단 개량형’ 추정

대북 강경론 美에 존재감 드러내기

연내 ICBM 시험발사 강행 전망

북한이 지난해 6월 발사해 400여km를 날아간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6월 발사해 400여km를 날아간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협박하던 북한은 그러나 지난해 8차례 쏜 무수단 미사일을 다시 쏘면서 일단 도발의 강도를 낮췄다. 연일 대북 강경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는 미국을 향해 일종의 ‘잽’을 날린 셈이다. 다만 무수단에 신형 엔진을 달며 미사일 기술에 진전을 거듭하고 있어 북한의 저강도 도발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타진하는 데 그칠지, 아니면 ICBM 발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7시55분쯤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550여㎞로 500여㎞를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면서 “지난해 고작 단 한번 발사에 성공한 무수단에 새롭게 고체 연료를 적용해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24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첫 도발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월 신년사에서 ICBM 발사를 공언한 만큼 북한의 도발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하지만 비행거리 500㎞의 미사일은 한반도의 남쪽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을 겨냥한 ICBM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미 전략사령부가 발사 직후 “이번 미사일은 미 본토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할 정도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협하다가 저강도 도발로 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도)아직은 파국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정부의 강경기조에 맞서 무력시위를 벌이되, 대북정책의 윤곽이 아직 불분명한 상황에서 당분간 떠보기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조야에서는 1994년 한때 영변 핵시설 폭격이 검토됐다가 중단된 이후 잠잠해졌던 대북 선제타격 주장이 급격히 부상하는 등 대북 강경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북한 타격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미국 내 이런 기류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트럼프 행정부에 응수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카드를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것은 현재로선 파국으로 치닫기를 원치 않는다는 시그널을 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ICBM 발사 이전 단계인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의 개량에 집중한 것을 두고는 추가 도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올해 처음 발사한 중거리 미사일이 단번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북한이 ICB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안에 반드시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양국 정상은 11일 밤(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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