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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출연한다고 '대한늬우스' 조소 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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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출연한다고 '대한늬우스' 조소 면할까

입력
2016.03.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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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KBS1 ‘뉴스9’ 가 보도한 ‘북ㆍ중 접경 한국인 상대 北 테러 주의보’. 방송화면 캡처
29일 KBS1 ‘뉴스9’ 가 보도한 ‘북ㆍ중 접경 한국인 상대 北 테러 주의보’. 방송화면 캡처

일주일 내내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만을 기다려 온 시청자들에게 29일 눈이 번쩍할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30일 배우 송중기가 KBS1 ‘뉴스9’ 스튜디오를 찾아 앵커와 한류 재도약을 이끌고 있는 소감 등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뉴스와 드라마로 유시진 대위를 연속해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뛸 팬들을 위해 KBS는 이 내용을 알리는 데 열심이었습니다. 이날 정오에 방송되는 ‘뉴스12’를 포함한 자사 뉴스에 ‘연예인이 뉴스9에 직접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하며 해당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태양의 후예’의 열성 시청자 중 한명인 기자 역시 뉴스룸에서의 송중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최근 KBS 뉴스가 걷고 있는 실망스러운 행보에는 쓴 소리를 해야겠습니다.

지상파 뉴스를 둘러싼 정치편향 및 불공정 보도 논란이 수년 째 이어지고 시청자들의 신뢰도 역시 예전만 못한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KBS1 ‘뉴스9’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을 포함한 전 채널의 뉴스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19.7%ㆍ29일 닐슨코리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내 대표 뉴스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뉴스9’ 보도의 편파성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한 네티즌의 지적처럼 정권에 충성하는 ‘대한늬우스’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듭니다.

KBS1 ‘뉴스9’가 보도한 ‘박 대통령, 미·중·일과 연쇄 정상회담. 북핵 공조’. 방송화면 캡처
KBS1 ‘뉴스9’가 보도한 ‘박 대통령, 미·중·일과 연쇄 정상회담. 북핵 공조’. 방송화면 캡처

29일 방송된 ‘뉴스9’를 따져 보겠습니다. 이날 ‘뉴스9’는 총 34꼭지의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이 중 여당의 야당 심판론 시작 등 총선 관련 보도가 6개였고 북한의 방사포 발사 소식과 박근혜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예정 등 대북 관련 뉴스를 무려 5개 연달아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뉴스는 정부가 예산을 아껴 일자리를 만든다는, 한 눈에 봐도 정부ㆍ정책 홍보 성격이 짙은 기사와 국회가 이런 정부의 노력을 몰라주고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 기사였습니다. 한 눈에 봐도 호전적인 북한 관련 보도와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정권 우호적인 뉴스들로 넘쳐납니다.

이날 SBS ‘8뉴스’와 MBC ‘뉴스데스크’에서 관련 보도 수가 0~2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KBS의 정권 눈치보기는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 역시 온라인 게시판 등에 “KBS 뉴스 안 본지 오래지만 이미 대한 늬우스로 탈바꿈 한 듯하다” “북한 뉴스를 보는 것 같았다. 남조선중앙방송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북한 뉴스 다음에 바로 대통령 찬양, 종편 뉴스보다 더한 듯”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KBS1 ‘뉴스9’가 보도한 “내년 예산 10% 아껴 일자리 만든다”. 방송화면 캡처
KBS1 ‘뉴스9’가 보도한 “내년 예산 10% 아껴 일자리 만든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노보를 통해 “보도의 경우 ‘조선중앙TV’에 필적할 만큼 호전적”이라며 “KBS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런 상황을 우려한 바 있습니다.

케이블채널 등에 밀려 KBS는 한 동안 드라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최근에는 저조한 시청률을 전전하던 월화드라마를 조기 종방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습니다. ‘태양의 후예’의 폭발적인 선전에 한껏 고무된 나머지 자사 뉴스에 출연 배우를 초대한 배경도 그래서 납득은 갑니다. 하지만 KBS 내부 조직원들마저 ‘만신창이’라고 일컫는 ‘뉴스9’가 공정성을 회복하고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유시진 대위를 모시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할 듯합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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