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옥새 파동 탓 출마 무산도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54ㆍ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여의도 밖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불린다.
유 변호사는 정치판에 뛰어든 2004년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경선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파헤치는 등 네거티브 검증 작업을 주도했다.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를 미국에서 직접 만난 것으로 보도돼 ‘김경준 기획입국설’에 시달렸다. 한 여권 인사는 “최순실 부친인 최태민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 의혹 방어도 유 변호사가 맡았다”며 “박 대통령이 완전히 믿는 검찰 출신 인사여서 본인의 내밀한 얘기도 다 털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가 당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유 변호사는 2010년 당 최고위원이던 박 대통령의 법률특보를 맡았고, 2012년 대선 때도 박 대통령 캠프 조직부본부장으로 일하며 네거티브 대응 업무를 맡아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다.
여의도 입성을 원했던 그는 17ㆍ18ㆍ19대 총선에 한나라당ㆍ새누리당 후보로 경기 군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박 대통령은 선거 국면에서 ‘법률 참모’이던 유 변호사를 지지하며 각별히 챙겼다. 박 대통령은 2008년 한나라당 최고위원 시절 출마한 유 변호사 측에 보낸 지지 영상에서 “우리 유영하 후보를 꼭 선택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와 오랫동안 생각과 뜻을 같이 해온 동반자로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신뢰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제가 자신 있게 보증한다”고도 했다. 19대 총선에선 박 대통령이 유 후보의 유세 현장인 산본 시장에도 나타났다.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유 변호사 지역구에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 유세를 가 내부에서도 말이 돌았다”며 “지금 와서 보니 최순실이 일정까지 짜준 게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유 변호사는 20대 총선에서 ‘진박 후보’로 송파을에 단수 추천됐지만,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금배지 달기에 또 다시 실패했다.
유 변호사는 2013년 박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세운 법무법인 새빛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이듬해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발탁돼 올 1월까지 지냈다. 그는 2014년 9월 인권위 출입기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전화하셔서 차를 갓길에 세우고 받았다”며 대통령과의 친분을 넌지시 흘리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2012~2013년 현 정권의 정통성을 뒤흔드는 국정원 댓글개입 사건 의혹에 대해 ‘아직도 부정선거라고 떠들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발악하는 자들이 있다’ ‘민주당 인간들로부터 인권이 유린된 국정원 여직원은 사람이 아니고 뭔가’ 등의 글을 트위터에 썼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도 2012년 ‘이정현의 가벼움이 더는 못 볼 지경’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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