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K리그가 때 아닌 폭력 사태에 휘말렸다. 한교원(25·전북 현대)이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두른 탓이다.
한교원은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박대한(24·인천 유나이티드)을 폭행해 퇴장 당했다. 전반 5분 한교원은 몸싸움을 벌이던 중 박대한의 어깨 부위를 한 차례 가격한 후 다시 그를 쫓아가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폭행 직전 한교원은 박대한에게 집중 견제를 당했다. 둘은 그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도 벌였다. 이후 상황이 문제였다. 한교원의 폭행은 고의성이 다분했다. 한교원은 박대한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전 그를 전속력으로 쫓아갔다. 경기의 흐름과 상관없이 박대한을 쫓아가 보복성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보복 폭행'이라는 데 있다.
축구는 몸싸움이 거친 종목이다. 승부를 위해 집중수비를 펼치다 보면 선수간 불쾌한 신체접촉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교원의 행동은 '경기를 위한 몸싸움'의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주심은 한교원에게 레드카드를, 박대한에게 옐로우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대한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한교원의 고의적이고 보복성 짙은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심판의 판단이었다. 한교원은 선수 생활 중 16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퇴장 명령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적인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최보경(27·전북 현대)의 얼굴을 손으로 가격한 안드레 모리츠(29·포항 스틸러스)에게 4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연맹 상벌위원회는 모리츠가 고의적으로 저지른 행동임을 고려해 징계수위를 결정했다.
루이스 수아레스(28·바르셀로나)의 사례도 재조명된다. 그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경기서 상대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이빨로 무는 이른바 '핵이빨' 파울을 범했다. 주심이 해당 상황을 놓쳐 퇴장은 면했지만, 수아레스는 경기 후 4개월 간 축구 활동을 일체 금지 당했다. 그는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도 추가로 받았다.
수아레스의 경우 월드컵 무대였기 때문에 사안은 보다 중대했다. 리그 경기 중 폭행시비가 일어나면 10경기미만 출전 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게 보통이다.
한교원의 비신사적인 행위로 가장 충격을 받은 이들은 바로 팬들일 것이다. 전북-인천전을 현장서 관전한 팬들은 1만3000여명. 그러나 전주 MBC의 생중계로 훨씬 더 많은 팬들이 볼썽사나운 장면을 지켜봤다.
한교원의 폭력행위는 전북의 독주, 나아가 K리그의 흥행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K리그는 9라운드까지 최단경기 50만 관중을 달성했다. 지난해보다 12경기나 앞당겼다. 11라운드까지는 전년 대비 관중이 17.71%p 증가한 60만5674명으로 나타났다. 평균 1만 관중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편 인천전은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관전한 경기이기도 했다. 한교원의 향후 국가대표팀 승선 전망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사진= 한교원(왼쪽, 전북 현대 공식 홈페이지)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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