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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정부 대응 안보 실패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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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정부 대응 안보 실패 논란 확산

입력
2016.01.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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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탐지 실패 비판 등 덮으려

유일한 응징책 즉흥적 재개”지적

추가 수단도 없어 압박에 한계

“한미 안보공조 이상있나”의문도

8일 오후 경기 중부전선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일 오후 경기 중부전선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일 강행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안보 실패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핵실험 사전 탐지 실패 비판을 덮기 위해 사실상 유일한 대북 응징책인 확성기 방송을 너무 빨리 재개했다는 지적과 ‘북한을 견인할 레버리지(지렛대) 하나 마련하지 못한 안보 무능력’에 대한 비판이다. 국방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북 정보 관리와 한미 공조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급작스런 대북 방송 재개 미스터리

정부 당국자들은 7일 오전까지만 해도 “확성기 방송 재개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대북 압박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에 출석, “종합적으로 검토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황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당장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해석됐다.

이를 뒤엎은 것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였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결심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핵실험 직후 정보당국의 사전 대응 실패 논란이 커지자 이를 덮기 위해 정부가 강공책을 빨리 꺼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일 “확성기 방송 재개는 실효성이라고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즉흥적, 감정적 대응”이라며 “출구전략이나 정책 목표가 너무 모호하다”라고 꼬집었다. 4월 총선 등을 겨냥해 보수층 결집을 노리고 안보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돈다.

대북 지렛대 없어 추가 압박 한계

또 다른 문제는 확성기 방송 후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처럼 대북 쌀ㆍ비료 지원 등을 해왔거나 민간 경제협력ㆍ교류가 활발했다면 이를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독자적 경제 제재만으로 북한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타격을 더 받는 개성공단 가동 축소 등이 사실상 유일하게 쓸 수 있는 경제적 압박책이다. 다양한 대북 지렛대를 마련하지 못한 강공 일변도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확성기 카드를 성급히 소모하면서 중국이 움직일 공간을 좁혔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북한 핵실험 자체에는 중국도 분노하고 비난할 사안이다. 그러나 확성기 방송 재개 후 남북 간 긴장이 격해져 군사 충돌로 비화할 경우 중국은 남북 모두를 향해 냉정을 찾으라는 양비론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확성기 방송은 결국 핵 문제에서 남북 간 문제로 국면을 전환시켜 상황을 꼬이게 만든 자충수”라며 “북핵 문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비핵화 이슈는 간 데 없고 남북 군사대치 상황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보공조 축소 후유증 지적도

대북 정보 관리 논란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NBC 방송 등의 ‘미군 2주 전 핵실험 준비 사실 인지’ 보도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사실과 다르다. 추측 보도”라고 일축했다. 한미 공조 문제점 지적이나, 미일 공조 강화에 따른 ‘한국 왕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이었다. 하지만 군 당국이 반박한 NBC 보도 외에도 미군 관계자를 인용한 핵실험 사전 인지설 보도가 미국에서 이어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008년 이후 한미 정보공조가 원활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이라크 전쟁 악화 후 350명 수준이던 미군의 한반도 정보분석관이 50명 수준으로 축소됐고, 미국은 한국군 정보부대에 신호장비와 신호정보 지원도 중단했다”며 “한미 군 정보당국은 사실상 북한 정보에서 블랙홀에 빠져 있다”고 당국의 위기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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