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5도 안팎의 찜통더위 지속… 부안 바지락 양식장선 40톤 폐사
강원 영동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7일 무더위 기세가 절정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연일 35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열사병, 실신 등 폭염환자가 급증하고 가축과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년 만의 폭염이 찾아 온 대구ㆍ경북지역은 더위를 먹어 쓰러지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닭 돼지 등 가축피해도 늘고 있다. 대구지역은 장마가 끝난 뒤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연속으로 열대야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매일 35도를 넘었다. 낮 최고기온이 1일(신암동) 38.4도, 6일에는 38.7도까지 치솟았다. 1995년 8월14일 39.2도 이후 최고치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일까지 경북지역에서는 50농가에서 닭 10만6,647마리, 돼지 58마리 등 모두 10만6,705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축산농민들은 축사 안에 대형선풍기를 24시간 틀고, 지붕 등에 물을 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플라타나스 등 대구시내 일부 가로수도 열파에 줄기와 잎이 일부 마르기 시작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에 가축 집단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처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파주시 양계농가 3곳에서 1만2,200마리의 닭과 1개 양돈농가에서 돼지 7마리가 잇따라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지역은 파주 문산읍, 파주읍, 적성면 양계농장 3곳과 문산읍 돼지농장 1곳이다.
제주 지역 역시 연일 30도 넘는 불볕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이어져 6일 현재까지 온열질환자 31명이 발생했다. 이 중 29건이 도로ㆍ실외작업장 등 야외에서 실내에서도 2건이 발생했다.
전북 부안군 위도면 치도리의 한 바지락 양식장에서는 4∼5일 바지락 40톤(1억1,000만원 상당)이 폐사했다. 갯벌 온도 상승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영산강 나주 죽산보 구간에는 녹조 현상이 기준치를 초과해 조류주의보 1단계인 관심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들은 야외작업 및 외출을 자제하는 공문을 보내고, 경로당 등에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폭염피해예방 전담팀을 구성, 차광막, 환풍기 설치 등 가축살리기에 나섰고, 경남 역시 축산재해대책상황실을 가동, 가축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최근 경남 창원시에서는 승용차에서 잠을 자던 50대 남성이 폭염을 이기지 못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 30분쯤 창원시 의창구 공터에 주차된 승합차에서 정모(54)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로 퇴근길 시민에게 발견된 정씨는 119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술에 취한 정씨가 폭염으로 인해 온도가 급상승한 차 안에서 잠을 자다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적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7명, 온열질환자는 698명 발생했으며, 가축은 약 152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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