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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25% '우울증'…인격 배려·존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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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25% '우울증'…인격 배려·존중 필요"

입력
2014.08.1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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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모독·소외감에 자살시도"…병사 정신문제 위험성 경고

윤모 일병이 폭행으로 사망한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포병부대에서 장병들이 인권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모 일병이 폭행으로 사망한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포병부대에서 장병들이 인권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 병사 10명 중 2∼3명은 우울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임병이나 간부의 인격모독, 어려움을 털어놓기 어려운 폐쇄적 환경이 병사들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일병 사망 사건, 28사단 상병 동반자살 사건 등 군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병사들의 정신적 문제와 이로 인한 위험성은 과거 여러 논문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17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원 간호학 전공 김선영씨는 2011년 석사 논문 '육군 병사의 지각된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영향 요인'에서 강원·경기 지역 2개 부대 병사 288명의 정신건강을 분석한 결과 17.4%가 강박증, 11.2%가 대인 예민성, 25.0%가 우울증, 0.3%가 적대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정신건강을 강박증, 대인 예민성, 우울증, 적대감 등 네 영역으로 나눠 0∼100점 중 60점 이상∼70점 미만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함', 70점 이상은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심리적 부적응자'로 분류했다.

그 결과 60∼70점과 70점 이상 비율이 강박증은 각각 13.2%와 4.2%, 대인 예민성은 9.8%와 1.4%, 우울증은 14.9%와 10.1%, 적대감은 0.3%와 0%로 집계됐다. 다만 한 사람이 중복된 심리적 문제를 가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는 장교·부사관의 지지와 자기효능감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김씨는 "이번 조사는 군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병사를 인격적으로 배려해고 신뢰,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군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했던 병사들은 상관으로부터의 인격적 모독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연세대 대학원 심리학과 정신영씨는 2012년 석사학위 논문 '자살시도병사의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에 관한 개념도 연구'에서 입대 후 자살시도를 경험한 병사 7명에게 66개 위험요인 문장을 주고 공감도를 최저 1점에서 최고 5점으로 나눠 매겼다.

가장 큰 공감(4.57점)을 얻은 문장은 '이것도 못하냐? 라는 말을 들으면 자존심이 무너진다', '힘들어도 간부들한테 솔직하게 얘기 못 하고 주위 시선 때문에 먼저 상담을 신청하는 것도 어렵다'였다.

'부대원들이 무슨 말을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몰라서 늘 긴장상태다', '부대에서는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못하니까 답답하다', '내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말도 못하니깐 답답하다. 부모님이 보고 싶기도 하고 갇혀 있다는 것이 싫다'가 각 4.29점으로 뒤를 이었다.

정씨는 "지휘관과 간부가 실질적 도움을 못 준다고 인식하는 점과 선임병·간부의 무시·모욕이 위험요인으로 나타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인격모독, 상습 괴롭힘과 같은 부정적 군 문화를 바꾸기 위한 대책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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