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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ㆍ협력진료로 췌장담도암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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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ㆍ협력진료로 췌장담도암 치료”

입력
2017.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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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암 진단ㆍ수술ㆍ항암치료 전개

예후 나쁜 고약한 암 정복 위해 센터 진료진 구슬땀

최호순 한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센터장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실시하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최호순 한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센터장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실시하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조기 암 검진,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공포의 질환인 암이 만성질환이 됐지만 아직도 ‘신의 영역’인 암이 있다. 바로 췌장암과 담도암이다.

담낭, 담도, 췌장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이들 장기에 암이 발생하면 수술 자체가 광범위하고 까다롭다. 다른 암과 달리 획기적인 치료법도 없어 수술만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조기에 암을 발견하기 어려워 수술시도 자체를 할 수 없는 환자가 많다.

한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암 가운데에서도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과 담도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센터장인 최호순(59) 소화기내과 교수가 있다.

최 교수는 췌장담도암 치료는 통합ㆍ협력진료 없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암 진단 및 수술, 항암치료까지 관련 진료과가 협력하지 않고는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췌장담도암센터에서는 소화기내과와 영상의학과가 협력해 암 진단 및 병기를 확진 한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외과에서 맡는다.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가 협력해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를 실시한다.

센터에서는 매주 목요일 낮 12시30분 소화기센터 내 화상회의실에서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교수들이 모여 췌장담도암 환자 치료 및 수술을 논의한다. 다학제 통합진료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모든 치료와 수술에 대한 결정은 센터의 모든 교수진의 논의를 통해 이뤄진다”며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 환자중심, 맞춤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당일 협진제도도 도입했다. 최 교수는 “소화기 내과(최호순ㆍ전대원)와 간담췌외과(이경근ㆍ최동호)에서 당일 협진제를 실시해 진료시간을 대폭 단축했다”며 “진단이 힘든 환자라도 최소 3~4일, 늦어도 1주일 내 암 병기를 결정해 치료를 진행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진료진 회의 모습. 왼쪽부터 송순영 영상의학과 교수, 최호순 소화기내과 교수, 최동호ㆍ이경근 외과교수. 한양대병원 제공
한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진료진 회의 모습. 왼쪽부터 송순영 영상의학과 교수, 최호순 소화기내과 교수, 최동호ㆍ이경근 외과교수. 한양대병원 제공

“겸손과 헌신으로 환자 치료 최선”

수많은 환자를 치료했지만 최 교수가 잊지 못하는 환자가 있다. 4년 전인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0대 노(老)부부가 최 교수를 찾았다. 검사결과, 남편이 담도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돼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했다. 남편을 돌보기 위해 시골에서 상경한 아내는 남편을 극진히 돌봤다. 부부는 병원에서 금술 좋은 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다.

남편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 2015년, 아내도 남편과 같은 담도암에 걸렸다. 아내 역시 수술이 힘들어 항암치료를 했지만 지난해 사망했다. 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도 상태가 좋지 않다.

최 교수는 “부부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서로 위로하고 잘 지냈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아무리 의사가 노력을 해도 치료에 한계를 느끼는 것이 췌장담도암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 교수는 후배 의사들에게 ‘겸손’을 당부한다. 그는 “수술에 성공해도 재발률이 높은 것이 췌장담도암”이라며 “의사이지만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췌장담도암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려면 췌장과 담도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과 함께 내‧외과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각기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뤄 최상의 화음을 연출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 교수는 “영상의학 관련 지식도 갖춰야 췌장담도암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병원에서 ‘스마일’ 의사로 유명하다.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암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는 환한 미소로 환자를 대한다. 환자들은 “교수님의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최 교수는 “젊었을 때는 잘 웃지 않았는데 췌장담도암 치료를 하면서 환자를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한양대 의대 학장 소임을 맡고 있다. 평소 다른 진료과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연구와 진료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둔 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최 교수는 “모교에서 학장 소임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의대 두 축인 학생과 교수들과 의대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학이 발전했지만 아직 정복되지 않은 암이 췌장담도암입니다. 하지만 햔양대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진료진은 효과적인 통합진료를 통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우리 노력이 결실을 거둬 췌장담도암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길 희망합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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