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동을 새누리 지상욱 리드
도봉을선 김선동 여유있게 우세
서남벨트 강서갑은 박빙 접전
경기는 대도시가 총선 향배 가늠자
19대 땐 민주통합당 강세 보였지만
이번엔 국민의당 가세로 안갯속
인천은 남동을 등 동부벨트가 열쇠
31일 20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각 정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표심 잡기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이 중 수도권 의석은 서울 49석, 인천 13석, 경기 60석 등 총 122석으로, 전국 의석 수 절반에 가까운 48.2%를 차지한다.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 거주자와 학생, 화이트칼라 등이 많아 온건한 야권 성향을 보인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영호남처럼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아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선거 직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지지 정당과 후보를 결정하는 특징을 보여 왔다. 본보 조사에서 16~19대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수도권 제1당과 당선자 정당이 일치한 지역구는 서울 15곳, 인천 3곳, 경기 7곳이었다. 민심의 흐름에 순응하면서도 이슈 반응도가 높아, 이른바 ‘민심 풍향계’로 불리는 지역들이다.
서울은 중부ㆍ동북ㆍ서남벨트에 주목
16~19대 총선에서 서울의 제1당은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통합당이었다. 최근 4번의 총선 중 3번을 현 야당이 우세를 차지해, 대체적으로 서울은 야권 박빙 우위 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17대 총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거셌고, 18대 총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4개월 뒤라 뉴타운 공약이 위력을 발휘했다. 이처럼 휘발성 강한 이슈의 등장에 민심은 확연히 뒤바뀌었다. 17대 총선에서 32석을 확보했던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이 18대에선 7석에 그쳤고, 17대 때 16석이던 새누리당은 18대엔 40석을 얻었다.
서울의 민심 풍향계 지역은 중부벨트(중ㆍ성동갑, 중ㆍ성동을, 동대문갑)와 동북벨트(중랑갑, 중랑을, 강북갑, 도봉갑, 도봉을, 노원을), 서남벨트(강서갑, 금천, 관악갑)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성북갑, 성북을, 강동을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20대 총선의 수도권 승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지표로는 새누리당 우세가 점쳐진다. 중ㆍ성동을에선 지상욱 새누리당 후보가 이지수 더민주 후보와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는 상황이다. 24일 조선일보 조사 결과, 지 후보 지지도는 43.9%로, 이 후보(13.8%)와 정 후보(17.3%) 지지도를 합한 수치를 앞섰다. 28일 중앙일보 조사에선 지 후보 42.1%, 이 후보 19.2%, 정 후보 18.4% 순이었다. 도봉을(28일 중앙일보)에서도 김선동 새누리당 후보가 38.4%로, 오기형 더민주 후보(21.2%)와 손동호 국민의당 후보(9.7%)를 멀찌감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을(28일 조선일보)의 경우 김효재 새누리당 후보 32.0%, 기동민 더민주 후보 23.5%, 김인원 국민의당 후보 8.0%였다.
접전을 벌이는 지역도 있다. 강서갑(28일 조선일보)에선 구상찬 새누리당 후보 28.5%, 금태섭 더민주 후보 24.7%, 백철 무소속 후보 8.9%, 신기남 민주당 후보 7.2%이었다. 강동을(28일 중앙일보)에선 이재영 새누리당 후보 33.1%, 심재권 더민주 후보 28.8%, 강연재 국민의당 후보 8.8%였다. 강서갑과 강동을의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야권 후보들의 지지도가 새누리당 후보 지지도를 넘어선다. 성북을과 중ㆍ성동을도 현재 야권 열세 지역이지만 단일화 가정 시엔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변할 수 있다.
뚜렷한 이슈 없어 구도가 판세 좌우할 듯
경기에선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에서 민심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성남 수정, 부천 원미갑, 원미을, 안산 상록갑, 단원을, 고양병, 화성을에서 당선된 후보들의 정당이 항상 지역 제1당을 차지했다. 고양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 이남의 대도시들이다. 19대 총선에선 부천 지역을 민주통합당이 싹쓸이할 만큼 야권 강세가 두드러졌으나,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당의 가세로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부천 원미갑에선 여성 전략공천을 받은 이음재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인 김경협 더민주 후보, 황인직 국민의당 후보가 뛰고 있다. 원미을에선 18대 의원 출신 이사철 새누리당 후보와 현역인 설훈 더민주 후보가 경쟁하는 가운데 이승호 국민의당 후보가 가세했다.
인천에선 남동을과 부평갑, 부평을 등 동부벨트가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총 12석이 걸려 있는 인천에선 17대, 18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각 9석을 차지하며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16대 총선(당시 11석)에선 한나라당 5석, 새천년민주당 6석을 나눠가졌고,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 6석씩 양분했다. 이 중 남동을은 인천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28일 조선일보 조사에선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가 32.8%, 윤관석 더민주 후보가 34.6%의 지지도로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었다. 하지만 경기ㆍ인천 10곳 중 인천 남동을을 제외한 9곳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 일여다야 구도가 형성돼 있는 것이 야권 입장에선 불리한 요인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선 이렇다 할 이슈가 부각되지 않고 있어 선거 구도가 향후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번 총선은 2010년 지방선거와 같이 무상급식 등 뚜렷한 정책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 데다, 대선 주자들이 총출동했던 19대 총선과 달리 인물에 대한 주목도가 확연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현재 추세로는 무당파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할 만한 소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념 성향이 뚜렷한 유권자끼리 맞붙을 경우 보수 진영의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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