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신제품 출시가 잇따랐던 생감자과자가 최근 ‘감맥(감자+맥주)’의 유행을 등에 업고 과자시장 선두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감자과자는 보통 성형감자과자와 생감자과자로 나뉜다. 생감자과자는 감자를 분쇄하지 않고 얇게 썰어 감자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고, 성형감자스낵은 감자 분말을 뭉쳐 다양한 형태로 가공한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생감자과자는 미국(레이즈), 유럽(워커스), 일본(포테이토칩스)에서 과자시장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는 지난해 기준 감자과자가 전체 과자시장(1조 2,000억원)의 약 25%(3,000억원)을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생감자과자는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전히 새우나 옥수수를 재료로 한 과자가 시장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세계적 추세에 비춰 머지 않아 국내도 생감자과자가 타 제품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생감자과자 경쟁은 더 가열되는 추세다. 롯데제과는 지난 6월 전 세계 소매점에서 10년간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레토레이사의 레이즈(Lay’s)를 수입해 도전장을 던졌다. 농심도 ‘수미칩’의 모델로 톱스타 수지를 기용하고 광고를 강화한 데 이어 막대형 생감자과자인 ‘입친구’를 선보였다. 일본 가루비사의 막대형 생감자 ‘자가비’를 들여와 판매 중인 해태제과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 200억원에서 10~20%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포카칩’으로만 65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수년째 생감자과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리온은 올해 더 두껍게 썬 생감자과자인 ‘스윙칩’을 내놨다. 오리온 관계자는 “두 브랜드를 앞세워 현재 40%인 생감자과자 시장 점유율을 50% 안팎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치킨을 대체할 맥주의 짝꿍으로 ‘감자’가 부상하면서 생감자과자의 매출은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생감자 튀김을 대표 안주로 내세운 맥주 전문점 증가 등에 힘입어 맥주 안주로 감자과자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6월 감자과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4% 신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자 같은 간식류도 몸에 좋은 제품을 찾는 경향에 ‘감맥’의 유행이 더해져 생감자과자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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