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광복절 특사 등은 언급 없어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대국민담화를 위한 춘추관 기자회견장에 빨간색 재킷과 회색 바지 차림으로 입장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평소 자신의 패션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온 박 대통령은 빨간색 재킷을 ‘투자활성화복’으로 명명하고 경제 관련 행사에서 자주 착용해왔다.
이날 담화의 핵심 키워드는 ‘개혁’과 ‘경제’였다. 박 대통령은 두 단어를 각각 37차례와 33차례 사용하며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이어 ‘청년’‘일자리’‘노동’ 등의 단어를 각각 14차례씩 언급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국민’은 29차례, ‘서비스’와 ‘성장’은 각각 16차례와 11차례 언급됐다.
담화를 발표하는 동안 박 대통령은 평소보다 밝은 표정이었지만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수 차례 손짓을 하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또 “금융이 경제의 실핏줄까지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고 원기를 불어넣도록 해야 한다” 등 강조하고자 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살짝 높아지기도 했다. 다만 금속활자, 한글, K-POP 등 "우리나라의 오천년 전통과 아름답고 독창적인 문화"를 거론하며 국민적 자긍심을 부각시키는 대목을 언급할 때에는 살며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번 담화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입장, 광복절 특별사면 등의 현안은 담화의 논지가 흐려질 것을 우려해 포함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예정된 특별사면 대상에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경제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때 검토됐던 기자단 질의응답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박 대통령은 담화 발표 직후 1시간 넘게 춘추관 기자실에 머물며 기자단과 환담했다. 박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은 취임 후 세 번째로 다소 미흡하나마 소통을 위한 노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장에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들이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회견장 뒤편에 서서 담화를 지켜봤다. 휴가 중인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대통령 좌우에 청와대 참모와 국무위원이 배석했던 종전 기자회견과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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